미국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가 웹 챗봇 서비스 '챗GPT' 기반 AI 모델을 한층 더 발전시킨 'GPT-4'를 공식 론칭했다. 챗GPT의 성능 향상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협력사들도 더 발전한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GPT-4는 오픈AI가 현지 시간 기준 이달 14일 공개한 언어 처리 모델로 오픈AI가 지난 2018년 6월부터 운영해온 'GPT'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란 직역하면 '생성형 사전훈련 변환기'다. 머신러닝으로 학습된 내용에 의해 자연스러운 언어를 생성하는 능력을 가진 AI를 일컫는다.
챗GPT에는 GPT-4의 이전 버전인 GPT-3.5가 활용됐다. 새로이 공개된 GPT-4는 한 번에 생성할 수 있는 언어의 수도 GPT-3.5 기준 3000토큰(영단어 약 2250개)에서 25000토큰(영단어 약 1만8750개)로 8배 이상 늘었다. 또 미국 변호사 시험 'UBE(Uniform Bar Exam, 400점 만점)'에서 챗GPT보다 85점 높은 293점을 기록했다.
생성형 AI의 약점으로 흔히 가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대답하는 이른바 '환각 오류', 이용자의 '유도 심문'에 따라 비윤리적 대답을 내놓는 것 등이 꼽힌다. 오픈AI 측은 자체 테스트 결과 GPT-4가 기존 GPT-3.5에 비해 '환각 오류' 대응력은 40%, 비윤리적 응답을 방지하는 능력은 8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GPT-4는 특히 '확장성' 면에서 크게 발전했다. 기존의 '챗GPT'는 텍스트를 인식해 텍스트를 창출했으며 같은 언어 모델을 기반에 둔 이미지 제작기 '달리(Dall-E)'는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능도 있었다. GPT-4는 기본적으로 텍스트와 이미지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 영상·음성도 인식할 수 있다.
오픈AI는 MS와 협력해 '애저 번역기'를 기반으로 시행한 언어 테스트를 실시했다. GPT-3.5는 영어 테스트에서 70.1점(100점 만점)을 기록한 반면 GPT-4가 지원하는 26개 언어 중 영어·독일어·중국어·아랍어 등 14개 언어 테스트에서 80점 이상, 한국어·일본어·튀르키예어 등 5개 언어는 75점에서 80점 사이를 기록했다.
GPT-4의 기술은 공개와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일반 고객들은 월 20달러(약 2만6134원) 프리미엄 정액제 '챗GPT 플러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오픈AI의 협력사 MS는 지난달 7일 검색엔진 '빙'에 AI 검색 서비스 '빙 서치'를 추가했다. 당시 MS는 새로운 AI 모델인 가칭 '프로메테우스'를 빙 서치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14일 'GPT-4'를 공개한 후 MS는 "빙 서치의 기반 AI 모델은 GPT-4"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 회사원들에게도 익숙한 오피스 툴 서비스 'MS 365'에도 GPT-4의 기술이 적용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는 이달 17일 AI 서비스 'MS 365 코파일럿' 쇼케이스를 통해 AI가 워드프로세서에 기록된 회의록을 바탕으로 제안서를 작성하고 엑셀에서 기반 자료를 만드는 등의 모습을 선보였다.
MS 외에도 다양한 협력사들의 앱, 서비스에 GPT-4가 활용된다. 영어 회화 앱 '스픽',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 전자결제 대행 서비스 '스트라이프'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슬란드 정부 역시 대표적인 사멸위기 언어 '아이슬란드어' 보존을 위해 오픈AI와 협력할 계획인데, GPT-4 아이슬란드어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언어 테스트에서 76.5점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이달 초부터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앱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는 오픈AI가 '챗GPT' 기업용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이달 1일 출시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현재 개발자들을 상대로 GPT-4 API 이용 신청을 받고 있다. '챗GPT'가 지난해 11월 30일 출시된 후 API가 상용화되는 데 약 4개월 걸렸는데 기업용 GPT-4 API에도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면 오는 7~8월 즈음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