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CZ')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 시간) 경쟁 관계인 FTX 거래소의 기본 토큰인 FTT의 전체 보유량을 청산한다고 밝혔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해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 자매 회사인 FTX를 떠날 때 2019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FTX의 초기 지분 포지션에서 FTT 등의 자금을 받았다. 자오의 성명에 따르면 FTX는 자사 토종 스테이블 코인인 FTT와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 BUSD를 혼합해 약 21억 달러에 바이낸스의 지분을 매입했다.
자오의 이번 결정은 FTX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가 디파이(DeFi, 분산 금융)와 관련한 제한을 권고하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내놓은 규제 제안에 대해 몇 주 동안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뱅크먼-프리드는 그 이후로 규제 입장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시장 상황과 제한된 유동성 때문에 FTT코인 청산이 완료되려면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FTT에 대한 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록 탐색기 이더스캔(Etherscan)에 따르면 지난 5일 5억8400만 달러 상당의 2299만9999 FTT가 지갑에서 바이낸스 거래소로 이체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는 유통 중인 FTT 공급량의 17%에 해당한다. 자오는 이동된 자금이 FTT에서의 위치를 청산하려는 거래소의 움직임의 일부라고 확인했다.
자오는 이날 트위터 스레드에서 이더스캔의 게시물을 트윗해 FTT의 위치를 청산하기로 한 결정은 경쟁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토큰에서 지원되는 대출에 판매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의 암호화폐 거래 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캐롤라인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자오 회장이 이번 조치로 인한 '시장 영향 최소화'를 노린다면서 바이낸스의 남은 FTT를 세트 가격인 22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바이낸스는 최근 FTT의 거래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바이낸스는 FTT 거래량의 6.3%인 9540만 달러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FTX 거래소의 초기 투자자였다. 초기 투자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오는 지난해 바이낸스가 FTX에서 떠날 무렵 포브스에 "우리는 그들로부터 엄청난 성장을 목격했고, 우리는 그것에 매우 만족하지만 완전히 퇴장했다"고 말했다.
자오는 6일 트윗에서 그의 회사가 일반적으로 장기간 토큰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낸스는 FTT에서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오전 10시 43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FTX의 FTT 토큰은 전일 대비 6.09% 하락해 22.37달러를 기록했다. FTT는 시가총액 29억 달러로 전체 암호화폐 중에서 25위를 차지하는 코인이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