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기인사가 다음달 중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정기인사는 백화점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인사가 함께 이뤄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기인사를 앞두고 관심을 끄는 것은 이마트와 스타벅스 수장 교체 여부다. 실적 부진과 각종 논란으로 이들의 거취가 불분명해져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정기인사가 10월 중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르면 10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정기인사 관전 포인트로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연임과 송호섭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의 거취다.
2019년 10월 취임 후 다양한 혁신을 통해 이마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온 강 대표는 2020년 정기인사에서 SSG닷컴 대표로도 발탁돼 현재 온·오프라인 사업을 동시에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강 대표는 이마트의 체질 개선과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문점 사업을 주도해 수익성을 끌어 올렸고 노후화된 점포 리뉴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웠다. 결과는 성과로 이어져 지난해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성장했다.
강 대표 취임 직후인 2020년 매출은 21조3949억원, 2021년에는 매출 24조9327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2372억원·3625억원,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3146억원·1조5891억원 크게 늘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내자 강 대표의 전략이 옳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강 대표는 대규모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지마켓 인수와 SCK컴퍼니(전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인수, 야구단 SSG랜더스 인수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해다. 이마트는 2분기 매출 7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2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본업인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할인점 영업적자는 364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늘었고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8.3%에서 3.8%로 크게 줄었다.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138억원을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온라인 사업도 부진했다. SSG닷컴 2분기 영업손실만 405억원에 달한다. 적자는 1년전과 비교해 140억원 가량 늘었다. 이마트 인수 전까지 흑자를 내던 G마켓글로벌도 지난 2분기 18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고전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조5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지마켓 인수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이마트 기업신용등급은 기존 'Ba1'에서 'Ba2'로 강등됐다. 올 2분기 실적상 이마트 재무 여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신용등급이 아래로 내려갔다.
2019년 3월 스타벅스 수장을 맡게 된 송호섭 대표 역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최근 e-프리퀀시 증정품으로 제공한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견고했던 브랜드 신뢰도가 크게 고꾸라졌다. 이 문제로 송 대표는 내달 있을 국정감사에도 소환됐다.
앞서 올 4월에는 종이빨대 이취 논란을 겪었고 샌드위치 품절 논란까지 나오면서 곤혹을 치뤘다.
지난해에도 스타벅스에서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악재가 겹겹이 터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부 파트너들이 길거리로 나와 과중 업무에 따른 트럭 시위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는 같은 달 진행한 리유저블 컵 행사가 발단이 됐다.
리유저블 컵(다회용 컵) 행사는 그린 워싱 기업이라는 오명도 받게 했다. 고객들에게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하자는 의미로 나눠준 다회용 컵이 오히려 자원 낭비와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송 대표 위기설이 돌고 있다. 임기는 2025년까지 아직 남아 있지만, 문책성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다.
한편, 임영록 신세계프로퍼티 대표, 김장욱 이마트24 대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번 정기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마도 지난해와 2020년 정기인사가 각각 10월1일과 10월15일 이뤄져 올해도 10월 중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아직까지 정기인사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