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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소 위기' 트럼프의 반격…"FBI 개입한 지난 대선 무효" 주장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2-08-30 14:22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보수진영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오는 2024년 열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초강수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달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 대해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다수의 문건을 찾아낸 것을 계기로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기는커녕 법정에 서야할지도 모르는 궁지에 몰렸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모든 공적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돼 있는 대통령기록물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자신을 향한 사법 처리의 칼날이 목 아래까지 다가오자 트럼프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신이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선거로 규정해 불복한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금 다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거나 자신을 적법한 대통령으로 인정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을 미국 사회에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제대로 규명됐다면 미국 유권자들은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텐데 FBI가 오히려 이 의혹을 묻어버리는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 “FBI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2020년 대선 무효”


29일(이하 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의 주도로 새로 만든 보수성향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날 올린 글에서 “내가 지난 대선에 패한 것은 내 저택을 수색한 FBI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스모킹건이었던 노트북 PC를 은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강조한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의혹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불리는 사건으로 지난 대선을 코앞에 두고 터진 바 있다.

의혹의 핵심은 당시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6년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당시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이 근무하던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현지 검찰의 수사를 막고자 아버지 바이든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헌터 바이든의 소유로 추정되는 노트북에서 발견된 것.

트럼프는 “미국 역사에서 연방 수사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부정선거를 저지른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면서 “우리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나를 적법한 당선자로 선언하거나 아니면 2020년 대선 결과를 무효로 선언하고 당장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대선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열린 선거여서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없었고 FBI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부정선거이므로 당장 무효로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극우 보수세력을 향한 사실상 선동행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는 극우 보수진영 유권자들이 이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화당 중진 의원 “트럼프 기소되면 거리폭동 일어날 것”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트럼프의 이같은 핵폭탄급 발언은 트럼프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으로만 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대목. 내전설까지 나올 정도로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미국 공화당 중진이자 친트럼프 정치인으로 유명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트럼프가 만약 기소될 경우 폭동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가톤급 발언이 나오기 직전의 일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기 전인 지난 28일 폭스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만약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를 국가기밀에 관한 법률을 어겼다는 이유로 기소한다면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공화당원들은 대부분 트럼프에게는 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정부여당 세력 모두가 트럼프를 끌어내리는데 혈안이 돼 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현재 폭스뉴스 진행자로 있는 트레이 가우디가 진행하는 프로에 출연한 자리에서 트럼프가 기소될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와 친트럼프 정치인들이 사실상 보수진영을 상대로 선동에 가까운 행동을 벌이는 배경에는 보수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USA투데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기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지지자 중 59%가 차기 대선에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화당 지지자의 82%는 트럼프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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