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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반도체 패권 둘러싼 미·중 경쟁은 진행형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2-08-08 06:00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 역시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패권을 쥐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 역시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패권을 쥐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은 중국의 패권 도전을 차단하려는 데 온 국력을 쏟고 있다. 냉전에서 군사적 대결과 경제적 대결을 통해 소련을 역사의 뒤안길로 후퇴시키고 민주주의와 자유, 자본주의의 승리를 이끈지 채 50년도 되지 않아 소련의 후예 러시아와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 중국이 힘을 합쳐 그간 미국과 서방이 구축한 세계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은 공산주의 후예 내지는 권위주의 체제에 민주주의 체제가 2위로 밀려 나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미국과 함께 냉전을 승리로 이끈 서방의 주요 부자국가들도 러시아와 중국이 힘을 합쳐 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세계 질서를 장악하고 지배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싫다.
이에 미국과 서방은 냉전 이후 예전에 보기 힘들었던 단합된 힘을 보이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나 서방의 침체를 약점으로 보기 시작한 2010년 이후부터 서서히 중국이 그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러시아도 2014년 크림반도를 장악했다. 질서의 변동은 이후에도 계속 진행되었다.

러시아는 에너지를 통해 중국은 제조강국 건설을 넘어 상업분야를 넘어서 군사 분야에서도 통용되는 최첨단 기술과학분야에서 미국과 경쟁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싸움을 걸어 왔다.

이제 2021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71%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중국은 14조 달러, 미국은 21조 달러다. 중국은 세계의 제조공장이다. 글로벌 제조의 30%를 중국이 생산한다. 미국은 서비스 국가다. 자국에서 필요한 제조의 10%만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90%는 수입으로 해결한다. 미국 소비시장의 50%를 중국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첨단 기술과학과 군사력은 여전히 미국이 앞서지만 GDP는 중국이 2030년 이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데 공포감을 갖고 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상승세를 꺾으려고 한다. 미국이나 서방이 구축한 국경 넘어의 세계화를 중국이 최고, 최대의 수혜를 보고서도 그 혜택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소비한다고 규정하고 세계화의 흐름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한다. 탈세계화다.

탈세계화는 곧 냉전 2.0이다. 군사력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경제력, 에너지 대결이다. 이 싸움에서 미국은 특별히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는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우주시대, AI시대, 컨버전스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반도체 시장은 대체로 2021년 56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시장의 전체 크기는 타 분야를 압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조산업의 쌀이다. 규모가 아니라 파생하는 부가가치는 시장 규모를 압도한다.

이에 미국은 반도체 기술에서 중국의 도발을 저지하려고 한다. 미국의 칩스법 완성은 이런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다. 반도체가 군수는 물론 산업의 쌀이라는 것을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공산당 주도로 정부 차원 인재를 투입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기술 고도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당과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개발은 더 이상 발전이 어려웠다. 규제 때문이었다. 창의와 혁신이 작용할 수 없었다. 당과 정부가 요구하는 딱 그 수준까지가 최고였다. 새로운 기법이나 융합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론은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지만 천문학적 투자나 수많은 시행착오나 다양한 생각을 실제로 만드는 이론의 현실화 작업은 미국을 따르지 못했다.

미국은 전 세계의 인재를 활용했다. 기업들이 반도체를 민간에 응용하면서 사용의 범위가 확장되고 심화되었다. 각종 이론들이 투입되고 민간의 다른 산업 분야에서 공학, 과학, 수학, 물리학, 화학이 투입되었다. 이런 기간이 10년, 20년 축적되면서 중국과 미국의 기술력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라졌다.

미국은 향후 5년, 10년, 30년 뒤 세상의 변화를 예상하고 빅테크들이 그런 사회에서 유행할 수 있는 컨버전스 세상을 생각하고 그 때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기계의 기능을 실제로 구현하려면 반도체 사양은 어느 정도에 도달해야 하는지를 상정했다.

이에 반도체는 더 미세화되고 전력을 더 적게 소비해야 더 비용 효율적이고 기능 복합적인 제품이 나온다. 예를 들면, 우주 시대다. 우주에 인공위성이 날아다니면서 지상과 우주를 구분 없이 각종 디지털 정보를 실시간 빠른 속도로 끊김 없이 전달하려면 통신 인프라의 기술이나 AI,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기능은 지금보다는 월등하게 발전해야 한다.

상상력이 뛰어난 투자자가 미래를 그리고 사업가들은 이를 구현할 기계를 설계하고 소부장 업체들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소재, 부품, 장비를 만들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가 이뤄진다.

반도체는 권위적 정부가 그냥 어떤 제품을 만들라고 해서 독자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의 최선두에 서 있는 독창적이고 거대한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따라서, 반도체는 개방적이다. 열린 사회에서 발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중국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1950년 반도체 제작에 나섰지만 오늘까지도 최고급 반도체 칩을 제작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은 독자 기술로는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 세계 최고 기업들과 교류를 본격화하고 세계 최고의 연구진들과 협업을 전개하고 M&A, 글로벌 최고 기업 자국내 생산기지 유치 및 노동력 제공 등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경주했다.

이 결과가 지금의 중국 반도체 칩 제조 수준이다. 미국은 이제 중국이 기술 임계점, 특이점에 도달하려는 것을 막으려 한다. 지정학적 봉쇄가 아니라 21세기 과학기술적 봉쇄를 진행하려고 한다.

군사력의 바탕인 전투기, 군함, 핵잠수함, 인공 군사로봇, 미사일 등 전투에 활용되는 모든 첨단 무기에 칩은 필수 부품이다. 이 칩이 얼마나 최첨단을 담고 있느냐가 무기의 질을 좌우하고 전쟁의 승패를 결정한다.

미국이 앞서나가고 중국이 뒤를 추격하는 경쟁,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설계, 소부장, 제조 기업들과 공생과 협업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고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전략을 고수하려고 한다.

과연 중국이 독자적 노력만으로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중국이 희토류 등 다른 구도를 활용해 이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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