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배달비 시대 끝?…치킨업계, 추가 인상 '꿈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배달비도 인상되는 추세다. 특히 배달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치킨업계의 배달료가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은 기본 배달비를 1000원(33%) 올린 4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을 포함한 교촌치킨 자체앱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촌치킨의 배달비 인상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교촌치킨 오리지날(1만6000원)의 1/4 가격을 배달비로 받느냐는 지적이다. 앞서 교촌치킨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처음으로 배달비를 도입한 바 있어 누리꾼들은 더욱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킨업계 인상을 주도한 업체라면서 "앞으로 먹지 않겠다"라는 반응이다.

배달비 인상은 교촌치킨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비를 확인한 결과, 3000원을 초과해 배달비를 받는 곳이 많았다.

교촌치킨과 함께 치킨업계 빅3로 불리는 bhc와 BBQ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이들 가맹점 일부에서는 적게는 500원, 많게는 1000원 이상 더 받기도 했다. 또 배달주소로부터 거리가 더 먼 지점이 배달료가 더 싸기도 해 배달비 산정 기준이 모호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BBQ의 한 지점은 배달주소로부터 약 890m 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적용하는 배달비가 3500원이었다. 또 다른 지점은 약 539m 떨어져 있었지만 배달요금은 4000원으로 더 비쌌다.
bhc의 한 지점은 배달주소로부터 487m 떨어진 곳까지 배달비로 3500원을 받았지만 1.6㎞가 떨어진 지점에서 받는 배달비는 3000원으로 더 저렴했다.

이와 관련해 치킨업계는 배달비는 순전히 가맹점에서 책정하는 것으로 본사가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는 별도 사업자로 본사가 배달비 책정에 대해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도 동일한 입장을 취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배달비를 제각각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라며 "가맹점주들에게 배달비를 2000원으로 하자고 권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배달은 외주이고, 가맹점주는 사업자이니 만큼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각 가맹점마다 쓰는 배달업체가 다른 점도 고무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가맹점은 부릉, 또 다른 가맹점은 배달의민족 등 다양한 업체에게 배달을 맡기다 보니 배달 책정금액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플랫폼 수수료 때문에 배달비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배달비 인상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 인건비 상승은 배달비와 음식값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