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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폭락 사태' 2개월…생태계 떠나는 파트너들

'테라 2.0'까지 만들었지만…지지부진한 회생
다가오는 규제기관 '법망'…韓美 조사협력 논의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2-07-12 18:16

암호화폐 테라(LUNA) 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암호화폐 테라(LUNA) 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업계를 뒤흔든 테라 폭락 사태가 발생한지 2개월이 흘렀다. 테라 측은 '부활'을 외치며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파트너들은 연이어 생태계를 탈출하고 있으며 규제기관 등 외부의 압박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라이언 와이엇 폴리곤(MATIC) 스튜디오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50개에 가까운 테라 기반 프로젝트들이 폴리곤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 전문지 디크립트에 따르면 최초의 테라 기반 게임 '더비 스타즈', NFT 마켓 프로젝트 '원플래닛' 등이 테라를 대신해 폴리곤을 선택했다.

특히 원플래닛은 폴리곤 스튜디오와 협업해 '아크 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방주 1호'란 뜻으로 해석되는 해당 프로젝트는 테라 기반 NFT들을 폴리곤으로 손쉽게 이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폴리곤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지난 2017년 론칭, 올 5월 자체 메인넷을 구축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국내 게임사 AN게임즈의 모회사인 미국의 틸팅 포인트와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그 외에도 '나눔고딕' 등 폰트를 개발한 산돌 등과 협업 중이다.

테라 생태계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이들은 폴리곤 외에도 다양한 방향으로 살 길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올 초 클레이튼(KLAY)에서 테라로 둥지를 옮겼던 운동 블록체인 프로젝트 '캐시워크'는 지난 5월 다시 클레이튼으로 회귀를 선택했다. 컴투스는 아예 자체 블록체인 C2X를 위한 자체 메인넷을 구축한다고 선언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

여러 기업들이 테라를 떠난 이유는 지난 5월 발생한 테라 폭락 사태에서 찾을 수 있다. 테라(LUNA)는 지난 5월 9일 70달러대에 거래됐으나, 사흘 만에 가장 낮은 암호화폐 거래단위인 1사토시(0.00000001비트코인, 약 0.3원)으로 폭락했다. 이는 테라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가치 방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UST는 미국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한 페깅(가치 고정) 방식으로 1UST와 1달러 가치의 LUNA가 상호 교환돼 공급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5월 9일 UST의 거래가가 70센트대로 떨어지자 이에 맞춰 LUNA의 공급량은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고 이 사태가 장기화되자 투자자들이 대거 공황매도(패닉 셀)를 일으킨 끝에 두 자산의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로 이어졌다.

컴투스와 캐시워크 등 여러 프로젝트들은 테라가 폭락한 직후 메인넷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폴리곤 측은 5월 16일 "테라 생태계의 프로젝트들을 폴리곤으로 옮기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클레이튼·팬텀(FTM)·주노(JUNO) 등도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테라 블록체인 운영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는 폭락 사태 직후 UST를 회생하기 위해 △LUNA 추가 발행, 유통량 조절 주기 감소 등을 골자로 한 UST 가격방어 정책 △기존의 LUNA·UST를 클래식 토큰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테라 발행 등의 회생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UST는 5월 12일 기준 4센트에 거래되는 등 가격 방어에 실패하며 사실상 버려졌고 새로이 발행한 테라 역시 발행 직후 5달러대에 거래되던 것이 이 달 들어 최저 1.84달러에 거래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테라 폭락 사태로 투자금을 잃은 고객들은 5월 들어 LKB앤파트너스 등 로펌을 통해 권도형 대표 등을 경제범죄, 유사수신행위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산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서 조사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테라를 오래 전부터 주시해왔다. 이미 지난해 테라폼랩스의 가상자산 합성 서비스 '미러 프로토콜'을 문제 삼아 권 대표를 상대로 한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올 6월부터는 테라 블록체인 전체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최근 미국에 방문, 뉴욕 남부연방검찰청 등과 회담을 갖고 가상자산 관련 범죄 등을 조사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테라 생태계 붕괴 사건이 중요한 화두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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