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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낙태권 번복판결 논란 美 연방대법원, 미국인 신뢰도 대폭락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2-07-06 13:10



미국 주요기관들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 추이. 지난 1년 사이 미 연방대법원에 신뢰도가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요기관들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 추이. 지난 1년 사이 미 연방대법원에 신뢰도가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사진=갤럽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50년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를 전면 무효화하는 ‘폭탄’ 판결을 새로 내놓으면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낙태 문제가 다시 사회적 화두로 급부상한 가운데 찬반여론이 홍해처럼 갈리면서 미국 사회가 내전 상태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재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성 근로자들의 낙태권을 여전히 배려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로 진영이 갈리면서 향후 커다란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을 통틀어 미국 국민 사이에 어떤 기관의 신뢰도가 가장 많이 추락했는지 최근 조사를 벌인 결과 대통령을 제외하면 연방대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통해 뽑히지 않지만 어느 기관보다 막강한 권한을 지닌 연방대법원 판사들의 행보와 미국 여론이 얼마나 엇갈리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주요기관들 신뢰한다는 미국인, 사상 첫 30% 미만 기록


지난 1979년부터 올해 사이 미국 주요기관들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신뢰도 추이.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79년부터 올해 사이 미국 주요기관들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신뢰도 추이. 사진=갤럽


5일(이하 현지시간)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연방대법원, 대통령, 의회, 언론, 금융기관, 종교기관, 학교, 노동계, 경찰, 군대, 대기업, 중소기업 등 14개 주요기관과 부문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성인 1015명에게 얼마나 신뢰하는지 물은 결과다.

먼저 이들 주요기관에 대해 신뢰를 보낸다고 답한 응답자는 27%로 나타났다. ‘매우 신뢰한다’거나 ‘꽤 신뢰한다’고 밝힌 사람들이 여기에 속했다.

갤럽은 “지금까지 신뢰도가 가장 낮게 나타난 때가 2014년 조사였는데 올해 조사에서 나온 27%는 당시보다 3%포인트 낮은 결과”라면서 “미국 주요기관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럽이 지난 197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조사한 결과를 종합하면 주요기관들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979년 50%에 육박한 이래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끝에 올들어 사상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2년째 1위


기관별로 성적표를 매긴 결과에서는 지난해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이 68%로 1위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1년 사이 2%P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64%에 달한 군대에 돌아갔다. 군대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69%였다. 미군은 미국 공영방송 PBS와 NPR이 지난 2018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신뢰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 다음으로는 경찰(45%, 6%P 감소), 의료계(38%, 6%P 감소), 종교계(31%, 6%P 감소), 공공학교(28%, 4%P 감소)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모든 기관들의 신뢰도가 떨어졌지만 노동계에 대한 신뢰도만 유일하게 동률(28%)을 유지했다.

◇대통령, 연방대법원 신뢰도 낙폭 가장 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


그러나 감소 폭을 기준으로 보면 연방대법원이 가장 도드라졌다.

연방대법원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조사에서는 36%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25%로 나타나 대통령을 빼면 전체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대통령에 신뢰를 보낸다는 응답은 지낞해 38%에서 올해 23%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갤럽의 이번 조사는 연방대법원이 기존의 낙태권 보장을 번복하는 판결을 내리기 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이 판결을 둘러싼 국론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는 신뢰도가 훨씬 더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기관으로는 14%, 11%, 7%를 각각 얻는데 그친 대기업, 방송매체, 의회가 2년 연속 꼽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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