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에서 직장 생활 중인 남성 K씨(33)는 점심 시간 식당에 가는 일이 드물다. 식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밥을 사 먹기 보다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를 챙기는 날이 더 많다. 커피 값도 절약해야 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기보다 사내에 있는 머신기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방법을 선택했다.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외식물가가 폭등하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솟는 물가에 식비가 부담된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을 확인할 수 있다. 식비를 절약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모여든 것도 잠시 직장인들은 공기업의 구내식당이나 기사식당, 한식뷔페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외식물가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1인분 가격은 1만269원으로 전년 동기(9346원)보다 9.9% 올랐다. 같은 기간 짜장면 1인분 가격은 6223원으로 15.6% 급등했으며 칼국수(8269원)는 11% 올랐다. 김밥(2908원)과 비빔밥(9538원)은 각각 8%, 6,9% 올랐다.
반면 관공서, 기업의 식권 가격은 4000~6000원대로 냉면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는 일반 식당의 식비보다 50% 가량 저렴하다.
이에 블로그에서는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관공서나 기업들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방법들이 올라온다. 맛집을 발견이라도 한 듯 점심값을 아끼기 위한 꿀팁으로 구내식당 이용 후기가 공유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 중인 A씨는 국회도서관 구내식당에서 점심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국회도서관의 식권 가격은 5500원이다. 해당 게시글에는 국회도서관 출입증 발급부터 식권을 구매해 식당에 들어서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담겨있다.
관공서 외에도 한국프레스센터, KT 등 기업들의 구내식당 이용 후기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아울러 일반 식당보다 식비가 3000~6000원 저렴한 기사식당이나 한식뷔페를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직장 생활 중인 B씨(29)는 "점심 가격이 비싸서 회사 근처에 있는 기사식당을 종종 이용한다"면서 "기사식당에는 기사분들 말고 다른 직장인들도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S씨(33)의 경우 "점심값이 1만원이 넘게 드는 곳이 많아서 7~80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한식뷔페나 백반집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점심 식비 외에도 커피값을 줄이기 위해 무인카페의 커피를 마시거나 사내에 비치된 믹스 커피나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내려마시는 직장인들도 있다.
돈아끼기 챌린지를 하고 있는 직장인 C씨(20대)는 스타벅스에서 4500원을 내고 커피 1잔을 마시는 것 대신 무인카페에서 1잔에 1500원하는 커피를 마시는 걸 택했다.
경기도 국립병원에서 근무하는 K씨(28)는 "회사 주변에 카페가 많지만 매번 사 먹기에는 부담이 돼 사무실에 있는 커피 머신을 이용한다"면서 "회사 동료들도 커피 머신을 이용하거나 믹스 커피로 커피를 마신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달 물가상승률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외식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지난달(5.4%)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