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밀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한때 5.9% 뛰어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이상기후로 주요 밀 수출 국가의 밀 수확량도 크게 줄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수입용 밀 대부분(95%)을 미국과 호주에서 들여와 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밀 생산 국가로 꼽히는 미국은 극심한 가뭄에 밀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도 가뭄으로 수확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밀 수출을 중단한 상태라 국제 밀 가격은 앞으로가 더 불안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전 세계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4.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밀가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뿐 아니다. 식용유 값도 오름세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해바라기씨유 수출에 차질을 빚으며 국제 식용유 가격이 들썩였다. 이 여파로 팜유 생산국 1위인 인도네시아는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밀가루와 식용유 사용이 많은 자영업자들은 걱정이 크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말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국제 밀가격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 수입하는 밀가루는 인도산이 아니어서 당장 영향은 없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감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그렇다고 쉽게 가격을 올릴 수는 없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민들은 장바구니 부담을 느낀다. 서울 중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씨(36세)는 "요즘 빵집 가서 몇 개만 집어도 2만원은 금방"이라며 "장보기도, 외식도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먹거리 부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8%까지 올라 5%대에 육박했는데 이러한 추세라면 5%대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먹거리 물가, 특히 곡물 가격의 진정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곡물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주요 소맥 생산국인 인도의 수출 금지 조치는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수출제한 정책 강화는 소맥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