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있어 우울한 2022년 상반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대장주'들이 대체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대형 신작으로 성공을 거둔 업체들만이 웃고 있다.
국내외 20대 주요 게임사들의 올해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14개 업체가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사를 포함 11개 업체는 하락률이 20%를 넘어서는 등 수렁에 빠졌다.
게임사들이 수렁에 빠진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경기 악화로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점이 첫째이며,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강상태로 치닫음에 따라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주였던 게임계에 역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 둘째다.
악재를 뚫고 상승세를 보인 업체들도 마냥 웃을수만은 없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징가는 1월 초 각각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2)라는 대형 게임사에서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하루만에 각각 25.9%, 40.6%의 상승세를 보였다.
유비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올 1월 출시한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이 크게 흥행하지 못했음에도 지난달 21일 34.56유로에 거래되던 주가가 사모펀드 피인수설이 돌기 시작한 후 6일 기준 50유로 가까이 치솟는 등 3주만에 4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징가·유비소프트 모두 사실상 피인수가 유일한 호재였던 셈이다.
글로벌 게임주가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27% 넘게 하락한 소니를 제외한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게임사들은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반다이 남코는 올해 7.5% 하락에 그쳤으며 닌텐도·코나미·넥슨 등은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일본 주식 시장 전체가 글로벌 하락세를 피한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장마감 기준 닛케이 225 지수는 9일 종가 기준 2만6139.34엔으로 1월 3일 대비 10.8% 떨어졌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신작이 흥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9일 '블루 아카이브', 올 3월 24일 '던전 앤 파이터(던파) 모바일'을 연달아 출시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직후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던파 모바일'은 매출 1위까지 오른 후 1달 넘게 매출 톱5를 유지하며 지속 흥행 중이다.
닌텐도는 올해 들어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등 대형 IP 신작을 올해 연달아 출시했다. 코나미 '유희왕 마스터 듀얼'은 지난 1월 줄시 후 10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회를 돌파했다. 반다이 남코는 프롬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오픈월드 게임 '엘든 링' 공동 퍼블리셔를 맡았는데, 해당 작품은 1달만에 누적 다운로드 1200만 장을 돌파했다.
강석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게임사들이 악재에 대응할 방안으로 대형 신작을 지목했다. 그는 "최근 출시된 대작 게임들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게임사들의 대형 신작들이 출시되면 리오프닝 영향이 일부 상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또 "콘솔·PC 등 플랫폼 간의 경계가 사라지며 국내 게이머들의 대형 신작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도 크게 올랐다"며 주목해야할 국내 상장 게임사 신작으로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 ▲펄어비스 '붉은 사막'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오븐 스매시' ▲네오위즈 'P의 거짓' 등을 꼽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