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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 주가 '곤두박질'…메타버스 업계에도 '먹구름'

연초 대비 반토막난 주가 1달 넘게 보합세
영업 적자·코로나19 종결 임박 등 '겹악재'
메타버스 업계 전망 악화…국내 영향 불가피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2-04-20 04:05

'로블록스' 이미지. 사진=로블록스 공식 블로그이미지 확대보기
'로블록스' 이미지. 사진=로블록스 공식 블로그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1주년을 넘긴 메타버스 대표주 로블록스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로블록스를 넘어 메타버스 사업 전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지난해 3월 10일 기준 가격 45달러에 상장, 64.5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134.72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2월 31일 103.16달러로 마무리되며 첫 해를 순탄하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1월 3일 종가 기준 98.81달러에 거래됐던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의 주가는 두 달에 걸쳐 반토막났고 3월 초에는 상장 당시 기준가인 45달러선마저 붕괴됐다. 이후 한 달 넘게 보합세를 보인 끝에 18일 종가 기준 40.85달러에 거래돼 연초 대비 58.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로블록스의 끝 없는 하락세에 결정타가 된 것은 실적 악화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9억1918만달러(약 2조3688억원), 영업손실 4억9510만달러(약 611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07.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액 역시 86% 오른 수치다.

뉴욕증권거래소 로블록스 주가 차트. 사진=트레이딩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 로블록스 주가 차트. 사진=트레이딩뷰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8일까지 로블록스 주가를 분석한 애널리스트 19명 중 4명이 '보유(Hold)', 1명은 '매도(Sell)' 의견을 냈다. 주가 급락 이후 이어지는 보합세가 저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MKM 파트너스의 에릭 핸들러·로힛 쿨카르니 연구원은 목표 주가 55달러에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게임을 넘어 음악·브랜드 광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면서도 "이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1년 안에 성과가 나오진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 분석사 '벤치마크'의 마이크 하이키 연구원은 목표 주가 45달러에 매도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진 것은 치명적"이라며 "비대면 시대가 마무리되면 핵심 이용자층인 13세 미만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전문지 포츈은 로블록스를 넘어 메타버스 시장 전체에 위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포츈 측은 "로블록스와 메타 플랫폼스를 필두로 미국 증시 메타버스 주식이 단체로 하락세"라며 "어떤 업체도 메타버스 사업에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는지 증명해보이지 못했고, 이는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IT 매체 테코노미의 창립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메타버스가 진정한 미래 사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VR 전문 기기 대중화, 수익 모델 확립 등 기술적, 경제적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며 "아직 멀리 있는 미래에 너무 많은 이들의 이목이 몰려 상상력과 투자 심리만을 자극하는 현상이 계속되선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페토'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네이버제트이미지 확대보기
'제페토'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네이버제트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 전체에 대한 전망 악화는 국내 메타버스 사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페토'를 운영 중인 네이버, '이프랜드'를 지난해 7월 론칭한 SK텔레콤 등이 대표적이며 넥슨·크래프톤·컴투스 등 여러 게임사들도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로블록스를 비롯한 메타버스 테마주들은 '서학개미'라 불리는 해외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종목"이라며 "메타버스 사업 전체의 전망 악화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아는 대기업들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너도 나도 파트너십, 투자유치 등을 통해 활발히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투심 악화가 자칫 IT 업계 전체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는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핵심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메타버스의 본질은 이용자 간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커뮤니티"라며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특정 분야·고객층에 특화된 서비스)를 메타버스에 접목하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IT 컨설턴트 업체 'J.골드 어소시에이트' 창립주 잭 골드는 "빅테크를 필두로 수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5년 동안 메타버스는 미래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모든 이들이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차별화에 성공한 소수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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