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국내 4대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NC)를 제외한 넥슨·넷마블·크래프톤 등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저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NC는 1분기 잠정 실적을 이달 13일 발표한다고 지난달 22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으로 2020년 대비 매출 29.9%, 영업이익 76.1%가 감소한 수치였다.
올 1분기 NC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W'이 올해에도 꾸준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최상위권에 머무르는 등 흥행 중이다. 이에 1분기 실적 전망치로 DB투자증권은 매출 7370억원에 영업이익 1892억원, 한화투자증권은 매출 7294억원에 영업이익 1819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호실적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는 미지수다. NC는 올 1분기 신작 출시는 물론 기존작 서비스 범위 확대도 없었다. '리니지W' 해외 진출이나 차기작 'TL(쓰론 오브 리버티)' 출시 등도 하반기로 예정돼있다.
대신증권은 당초 NC의 실적 전망치로 매출 7590억원에 영업이익 2240억원을 제시했으나, 지난달 매출 7290억원에 영업이익 186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는 기존작 리니지M·2M과 유사한 속도로 하향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리니지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부족한 신작 모멘텀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NC보다 하루 앞선 1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은 매출 883억엔(9277억원), 영업이익 433억엔(4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 영업이익 4%가 성장한 수치였다.
올 1분기 넥슨은 3월 24일 국내 출시된 '던전 앤 파이터(던파) 모바일'의 성과가 일부 더해져 넥슨이 당초 제시한 실적 전망치인 매출 848억엔~927억엔, 영업이익 329억엔~397억엔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큰 변동이 없으나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한 수치다.
일본 증권 분석 플랫폼 '주식예보(株予報)'에 따르면 최근 넥슨을 분석한 애널리스트 8명 중 4명이 '매수', 4명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도쿄증권거래소 넥슨 주가는 올 초 주당 2306엔에서 거래되기 시작, 2일 종가 기준 2939엔에 거래돼 27.4% 상승세를 보였다.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3일 기준 실적 발표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중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 매출 5704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을 기록해 2020년 1분기 대비 매출 7%, 영업이익 165.7%가 상승한 성과를 거뒀다.
올 1분기 넷마블은 MMORPG 'A3: 스틸 얼라이브'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더한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 것 외에는 별다른 신작이 없었다. 2020년 11월 신작 '세븐나이츠2'를 바탕으로 순항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1분기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투자 분석 플랫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넷마블의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7479억원, 영업이익은 632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매출 6823억원에 영업이익 267억원, 삼성증권은 매출 7021억원에 영업익 282억원으로 1분기 실적을 예상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분기 '펍지: 배틀그라운드' IP의 꾸준한 흥행에 힘입어 매출 4610억원, 영업이익 227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분기 대비 매출 13.5%, 영업이익 33%가 감소하는 등 하향안정화가 이뤄진 수치다.
이번 1분기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출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흥행 불발과 기존작 '배그', '배그 모바일' 하향 안정화로 소폭 감소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출 4888억원에 영업이익 1716억원, NH투자증권은 매출 4887억원에 영업이익 1828억원을 추산치로 내놓았다.
강석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래프톤 1분기 실적 추산치로 매출 5079억원, 영업이익 2068억원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게임 성수기 영향으로 '화평정영' 수익이 일부 반영되는 데 더해 '뉴스테이트'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이 감소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출시 예정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AAA급 게임 개발력을 증명하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