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이 거리두기 해제와 동시에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팔을 걷었다.
야간영업도 가능해진 만큼 가장 급한 일손부터 해결하고자 채용 공고를 내는 곳이 많아졌다. 문제는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최저시급보다 높은 급여를 제시해도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는 곳들도 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사람 구하기 힘들다"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전으로 영업은 가능해졌어도 구인난에 영업 정상화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특히 점심·저녁시간에는 인력 부족으로 놓치는 손님도 많아 인력난 해소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알바천국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홀서빙, 주방보조 등을 모집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사업장은 시급도 최저시급보다 높게 책정해 구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간당 1만2000원을 제시하는 사업장도 다수 있었다. 그럼에도 선뜻 나타나는 지원자는 없는 듯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인 '호운사'의 한 회원은 "알바천국에 글을 올려도 연락이 없다"며 "주말 야간알바를 못 구해 밤 11시부터는 혼자 하는데 앞으로 새벽 3시까지 혼자 버틸 생각하니 힘들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 "너무 안 구해져서 임시로 당근마켓을 통해 구했다", "최저 임금으로는 사람 구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기자가 만난 한 자영업자도 구인난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권 모씨(60대)는 "물가 오르는 것도 감내하기 어려운 판국에 알바 구인난까지 겹쳐 몸도 마음도 지친다"면서 "구인 사이트뿐 아니라 신문으로 구인광고도 내봤는데 일주일에 전화 한 두통 올까 말까 한다"고 했다.
권씨는 또 "그나마 연락 온 지원자들을 채용하면 하루 이틀 사이에 그만두고 나가기 일쑤"라며 "연락도 없이 출근을 안 해 당황한 적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고생하는 일은 기피해 인력 매칭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까지 사라져 식당 등의 인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알바를 그만두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손님이 늘어나면 격무에 시달릴 것을 우려해 미리 발을 빼는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회원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안 좋아도 함께 했던 알바들인데 거리두기 해제한다고 하니 일이 힘들 것 같다고 그만둔다고 통보하더라"라며 "근로계약서상 한 달 전에 퇴사를 고지하기로 돼 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듯해 사람구할 때까지 2주 더 일해달라고 하니 시급 인상까지 요구한다"고 털어놨다.
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이로 인해 구인 수요가 몰려 자영업자들이 겪을 구인난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인건비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