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역대 최대폭으로 불어나면서 1580조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8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7조1000억원(13.4%)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업황 부진에 빚으로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업 등의 대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제조업 대출 잔액이 41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22조5000억원(5.7%) 늘어난 수치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027조2000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겼다. 전년 말 대비 증가액은 14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증가율은 16.6%를 기록했다.
용도별로는 지난해 말 기준 운전자금 대출 잔액이 930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6조8000억원 늘었다. 전년 말에 비해 13.0% 급증한 수치다.
시설자금 대출 잔액은 650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0조3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으로 나눠보면, 예금은행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140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6조7000억원(9.3%)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잔액은 440조1000억원으로 예금은행에 비해 규모가 절반에도 못 미쳤으나, 증가액은 90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25.8%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 부문에 자영업자가 속해 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영업 업황이 악화하다보니 이들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대출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