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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재도약' 나선 韓 이스포츠

시범 종목이었던 4년 전 1금 1은…"올해는 더 많이"
中 게임 규제로 '흔들'…한국 이스포츠 '반사 이익'
산업으로 보기엔 부족해…수익성·형평성 보완해야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1-12-29 04:30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스타크래프트 2'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마루' 조성주 선수.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스타크래프트 2'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마루' 조성주 선수.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이스포츠가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에 섰다. 라이벌 중국이 흔들리는 가운데 2022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이스포츠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이스포츠 종주국' 중 하나다. 일본 도쿄 타임스는 지난 18일 이스포츠 관련 보도서 "이스포츠는 1997년 한국에서 일어난 '스타크래프트' 열풍에서 시작됐다"며 "당시 금융 위기 이후 경제 부양책을 펼치던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이스포츠는 위기를 맞이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은 이스포츠를 시범 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한국은 6개 게임에 모두 선수를 출전시켰으나, 리그 오브 레전드(LOL)·스타크래프트 2를 제외한 모든 종목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본선에서 '스타 2' 금메달, 'LOL'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며 체면치레에 성공한 듯 했던 한국은 연달아 그해 개최지를 맡은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팀 모두가 8강 이전에 침몰하는 '굴욕'을 당했다.

LCK는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LOL 종주국' 지위를 탈환했으나, 올해 중국 LOL 프로 리그(LPL)에 밀려 준우승에 머무르며 다시 한 번 수모를 겪었다.

내년 개최를 앞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이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고 라인업을 8개로 확대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수확했던 '스타2'가 제외됐으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A 피파' 등 국내에서 익숙한 종목이 여럿 채택됐다.
'로드 투 아시안 게임 2022' 마케팅 협약식 체결 장면. 왼쪽부터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바스찬 라우 아시아이스포츠연맹 사무총장, 김영만 한국이스포츠협회장. 사진=한국이스포츠협회이미지 확대보기
'로드 투 아시안 게임 2022' 마케팅 협약식 체결 장면. 왼쪽부터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세바스찬 라우 아시아이스포츠연맹 사무총장, 김영만 한국이스포츠협회장. 사진=한국이스포츠협회

한국이스포츠협회(KeSPA)는 일찍부터 '절치부심'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아시아이스포츠연맹(AESP)와 공동으로 '로드 투 아시안 게임 2022' 캠페인을 발족했고, 연달아 지난 27일 대한체육회 준회원 가입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2일 통과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에 이스포츠 구단 창단·운영 시 비용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혜택이 포함됐다. 개정안에 참여한 유경준 국민의 힘 의원은 이에 관해 "여야가 이견 없이 이스포츠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또한 치욕을 씻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LCK는 중국 LOL 프로 리그(LPL)로 선수, 코치들이 유출되는 것이 일상이었으나, 올해 주전 선수 대부분이 한국에 머무른 가운데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김정수 감독 등이 한국으로 '리턴'했다.

이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게임 규제로 인해 중국 이스포츠 전체를 불안하게 보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8월 말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온라인 게임을 금요일·휴일 1시간만 이용할 수 있도록 '셧다운제'를 강화했고, 상당수 유망주들이 해고되고 몇몇 게임 리그는 아예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이스포츠가 재도약을 노리는 가운데 '산업'으로 보기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스포츠 기업 중 한 해 5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한 구단은 3개 뿐이며, 10억 원 이하를 예산으로 활용한 팀도 상당수 존재한다.

아울러 KeSPA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게임사들의 이스포츠 투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731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21% 증가했으나, 수익 규모는 300억 원에 미치지 못해 60% 이상 적자를 보고 있다.

호주 매체 닷이스포츠는 지난 10월 "익명의 LCK 관계자에 따르면, 팀 일부가 샐러리캡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샐러리캡은 팀 별 연봉 총액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로, 대형 구단의 '머니 게임'을 방지하는 제도다. 이에 관해 LCK 측은 "여러 팀이 샐러리캡에 관해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나, 실질적인 도입 등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포츠 산업 전체가 아직 '흑자'를 내는 구조가 아닐 뿐더러, 대형 이스포츠 구단과 작은 구단 사이 빈부격차도 심각하다"며 "조세 혜택법 개정안을 필두로 더욱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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