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IT 컨퍼런스 '이그나이트 2021'과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그나이트'는 MS가 IT전문가, 개발자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컨퍼런스로, 1993년 '테크에드(TechEd)'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기 시작해 2015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올해 MS는 3월 초에 첫 '이그나이트 2021'을 선보였으며, 두번째 이그나이트가 5일 마무리됐다.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는 '이그나이트 2021' 기조 연설에서 "모든 기업과 관계자들이 물리적 세상, 디지털 세상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서로 협력하고, AI(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MS는 이번 '이그나이트 2021'에서 지난 3월 선보인 혼합현실 플랫폼 '메시(Mesh)'와 온라인 협업 플랫폼 '팀즈 커넥트(Teams Connect)'를 결합한 메타버스 화상화의 플랫폼 '메시 포 팀즈'를 선보였다.
아울러 업무용 온라인 캔버스 '루프', AI(인공지능),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동선, 장비 상태 등을 실시간 파악하는 '다이나믹스 365 커넥티드 스페이스',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 처리 모델 'GPT-3'를 기반으로 AI 기사 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애저 오픈AI'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이그나이트를 개최하기에 앞서 사티아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과 '메타버스'에 관한 인터뷰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MS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엑스박스 등과 협력해 '메타버스 게임'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S 대표작 '헤일로'는 이미 메타버스 게임에 가깝고, '마인크래프트'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등도 그렇다"며 "MS는 아직 2D 화면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 콘텐츠를 반드시 완전한 3D세계로 옮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일로' 시리즈는 엑스박스를 상징하는 SF 슈팅 게임이다. 시리즈 최신작 '헤일로 5' 기준 24인이 참여하는 대규모 PvP 모드를 지원하며, 다음달 출시 예정인 '헤일로: 인피니트'에선 이용자가 직접 게임 모드를 제작할 수 있는 레벨 편집기 '포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로블록스'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출시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세계 각지의 지상, 공중 풍경 등을 구현해 "게임 그래픽 기능을 극한까지 실험했다"는 평을 받은 게임이다.
비즈니스 플랫폼, 게임 양면에서 '메타버스'를 향한 야망을 드러낸 MS이나, 모든 전망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있다. 영국 매체 PC게이머는 "MS가 초기 메타버스화를 시도했던 '마인크래프트 어스'가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인크래프트 어스'는 '마인크래프트' 10주년을 기념해 2019년 발매된 AR(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으로, '포켓몬GO' 처럼 현실 속에서 게임 내 콘텐츠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었으나 지난 6월 30일 서비스가 종료됐다.
앤디 초크(Andy Chalk) PC게이머 기자는 "메타버스 게임 시장 자체는 커다란 기회의 장이며, MS가 콘솔과 PC 양면에서 지배적 위치를 가진 것은 사실"이라며 "앞선 실패 사례와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의 모호성은 리스크로 남아있으나, MS는 확실히 메타버스에 관한 계획을 상당히 많이 공유했다"고 평했다.
사티아 대표는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의 사람, 사물, 장소를 디지털 세계로 가져가는 것"이라며 "MS는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모든 것에 대한 커뮤니티와 소속감, 연결고리 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