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 텐센트가 대형 메타버스 게임 개발을 위한 전담 개발 스튜디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텐센트가 핵심 개발사 티미 스튜디오 산하에 중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여러 지역 지구언들이 참여하는 'FI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다.
티미 스튜디오는 '왕자영요', '콜 오브 듀티: 모바일', '포켓몬 유나이트' 등을 개발한 텐센트의 핵심 자회사로, 지난해 약 100억 달러(11조 7499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4명이 이러한 소식을 전했으며, F1 스튜디오는 '메타버스'로 추정되는 AAA급 오픈월드 게임 개발을 전담할 예정이다.
SCMP는 "티미 스튜디오 측에 문의한 결과 'AAA급 게임을 개발중인 것은 사실'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만 게임의 자세한 정보나, F1 스튜디오 설립에 관한 응답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에 대한 텐센트의 관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텐센트 창립자인 마화텅 대표는 지난 2019년 "메타버스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리적 요소와 디지털 요소가 합쳐질 것"이라며 "이는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도약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텐센트는 지난달 자사 메신저 플랫폼 '큐큐(QQ)'의 이름을 딴 'QQ 메타버스', 'QQ 음악 메타버스'와 왕자영요에서 이름을 딴 '킹스 메타버스' 등 100여 개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버스 게임'은 이미 게임사들 사이에서 중요한 미래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로블록스 코퍼레이션과 '마인크래프트'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 등이 선두주자로 자리잡았고, 국내에서도 넥슨, 펄어비스가 각각 '메이플스토리 MOD', '도깨비'로 메타버스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정부는 최근 셧다운제·콘텐츠 심의 강화, 출판 심사 번호(판호) 통제 등 규제를 통해 IT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텐센트는 규제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형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셈이다.
조시 예(Josh Ye) SCMP 기자는 "메타버스 확장 의욕을 보이는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라이벌들을 의식한 것"이라며 "중국 IT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당국의 텐센트에 대한 심층 조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