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면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상승세와 달리 동반 하락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4% 줄어든 1조 2823억 원,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난 456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OPM)도 지난해 평균 7.7%보다 4.1%p 하락한 3.6%이다.
같은 기간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매출은 2670억 원, 92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 7.6%, 23.2% 줄었다.
이에 대해 라면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예외적인 매출 상승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심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6397억 원, 160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외식 자제로 늘어난 라면 소비와 더불어 영화 '기생충'의 흥행으로 해외 실적이 대폭 증가한 덕이다.
라면 제조사들은 매출 반등을 꾀하기 위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이색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라면업계 1위 기업 농심은 올해 3월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을 출시해 5개월간 3300만 개 이상을 팔았다. 지난 7월에는 신라면의 매운맛을 볶음면 형태로 재해석한 '신라면볶음면'을 내놨는데, 이 제품은 출시 약 한 달 만에 1500만 개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8월 말 탄생한 ‘렌지땡 뚝불면’은 뚝배기불고기를 용기면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볶음면과 비빔면 신제품이 최근 더워진 날씨와 함께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올해 4월 ‘열려라 참깨라면’을 용기면으로 내놨고, '순후추라면'과 '컵누들 매콤찜닭'도 선보였다. 1996년 출시된 ‘열라면’의 매운맛을 만두로 구현한 ‘열라만두’도 지난 3월 대중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또 오뚜기는 '진라면'을 앞세운 이색 협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탁업계 1위 브랜드 크린토피아와 협업해 ‘크린토피아로 깨끗해 진라면’을 판매했는데 이 제품은 11번가에서 공개된 지 10분 만에 완판됐다.
넥슨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와 제휴를 맺고 ‘진라면X카러플’ 용기면과 컵면도 내놨다. 해당 협업 이후 진라면의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7월까지 진라면 용기면·컵면의 매출은 지난 같은 기간 대비 16.0% 늘었고, 6월보다는 29.4%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라면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고자 제품의 맛과 품질을 꾸준히 개선하고, 다채로운 수요를 고려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 추세에 발맞춰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6월 기업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을 밥과 만두로 재해석해 내놨다. 지난 8월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맛과 디자인을 싹 바꾼 ‘삼양라면 오리지널’의 특별판을 출시했다. ‘삼양라면 매운맛’도 면의 식감과 국물의 풍미를 강화해 9월 중 다시 출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풀무원식품의 ‘로스팅 짜장면’ 2종, 하림의 ‘The미식 장인라면’ 등 다채로운 신제품이 라면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