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는 국내 오픈마켓 가운데 라이브커머스 활성화에 가장 힘쓰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지난 11일 '7월 십일절'에서는 하루 7차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 배경에는 11번가의 라이브커머스 전담팀이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장차영 11번가 라이브커머스팀 매니저를 만나 라이브커머스 세계를 살펴봤다.
장차영 매니저는 11번가 라이브커머스팀에서 콘텐츠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팀은 마케팅 파트와 PD 파트로 구성됐는데, 장 매니저는 마케팅을 맡고 있다. 그동안 마케팅 업무와 광고·방송 업무를 해온 그는 라이브커머스팀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흥미를 느껴 합류를 결정했다.
"한 번의 방송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매월 한 달 전에 방송 편성표를 짜는 일부터 시작하죠. 미리 시즌·트렌드에 맞춰 좋은 상품을 찾아내고 판매까지 연결해야 합니다. 방송 전에는 방송 유입에 따른 매출액 형성 등을 위해 프로그램을 노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요. 그렇지만 그게 또 라이브커머스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한 번의 라이브 방송을 위해 11번가는 다양한 절차를 거친다. ▲방송 편성 ▲담당자 배정 ▲판매자·MD·마케터·PD 미팅 ▲가격·이벤트 등 협의 ▲스토리보드·영상 그래픽 구성 ▲사전 세팅 ▲송출 테스트 ▲동선·조명 등 확인을 위한 리허설 ▲방송 시작 후 고객 응대까지 바쁘게 돌아간다.
11번가 라이브 방송의 지난 6월 한 달 동안 누적 시청자 수는 613만 4700여 명으로 2월 누적 시청자 수(약 60만 명)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월간 시청자 수의 증가율은 약 144% 수준이다. 최근에는 대형 브랜드뿐 아니라 중소기업 브랜드까지,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다채로운 브랜드 편성으로 구성하고 있다. 유명 인플루엔서인 '최준'과 협업해 유입이 크게 늘기도 했다.
"섭외도 항상 고민이 많아요. 11번가의 메인 고객층이 3040세대지만, 라이브 방송으로 MZ세대까지 함께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거든요. 확실히 누가 방송에 나오느냐가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홈쇼핑과 비교해 라이브 방송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그때에 영향력 있는 쇼호스트·게스트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호도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순발력 있고 대응이 부드러운 분을 섭외하는 편입니다."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특징인 라이브 방송은 비대면 시대에 들어서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해 접근성이 높지만, 방송 규제 등이 없어 소비자 신뢰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11번가는 방송마다 담당 마케터와 MD를 붙인다. 오픈 플랫폼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매 방송 한 건이 하나의 프로모션으로 진행된다. 제작사와의 방송 제작, 직접 송출, 채팅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오픈마켓에서 라이브커머스 전담팀이 있는 건 드문 사례예요. 지난해 제가 합류한 이후에도 11번가 내부적으로 팀 규모를 2배 이상 키웠습니다. 외부적으로도 장담할 수 있는 제작방송이 가능할 정도로 지원이 늘기도 했어요."
장차영 매니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도 라이브커머스의 기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달라진 생활습관은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라이브커머스의 기술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고객 소통 참여를 특성으로 하는 만큼 채팅 대응 등을 위한 시스템이나 고객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로 더욱 편리하고 생생한 쇼핑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예능형 콘텐츠가 인기입니다. 그에 따라 신규 프로그램도 론칭하고, 하반기 중으로는 라이브 방송 내부 플랫폼 송출에 나설 예정입니다. 입장 허들이 한층 낮아지고, 구매 연동도 더욱 강화되겠죠. '라이브 방송'하면 11번가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