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지난해 월계점을 시작으로 신도림점 등 9곳의 점포를 대상으로 펼친 고객 관점 매장 재구성 전략(리뉴얼)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마트는 올해도 별내점을 포함해 15개 점이 넘는 규모의 대대적인 매장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4일 새 단장을 마친 별내점의 문을 열었다.
개점한 지 약 15~20년 된 점포가 개편 대상으로 선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별내점은 대중에 공개된 지 8년도 채 되지 않아 매장 개편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2500세대, 2022~2023년 1300세대로 전망되는 인근 대규모 주거단지 입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취지라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에 힘을 쏟는 궁극적인 이유는 고객 관점의 공간 재구성으로 오프라인 마트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전면적 혁신으로 기존 점포는 고객 지향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변화한다는 게 이마트가 그리는 구상이다.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을 강조한다면,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차별점인 ‘체험’을 위한 요소에 집중한다. 그로서리 매장을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마트 전체를 고객이 가족과 함께 방문해 즐거운 쇼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마트가 정밀하게 고객을 분석해 쇼핑 공간을 재창조한 결과는 고객의 잦은 발길로 증명되고 있다.
실제로 오는 28일 리뉴얼 오픈 1년을 맞는 이마트 월계점의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매출은 1년 전 대비 57.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월계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는 약 32.2% 증가했다.
또 월계점의 올해 1월~4월 2시간 이상 주차 비중은 리뉴얼 전인 지난해 1월~4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시간~2시간 주차 비중도 지난해 25%에서 올해 32.2%로 변화했다.
월계점뿐만 아니라 지난해 매장 개편을 단행한 9곳의 점포 모두 올해 1월~4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특히 춘천점은 68.4%, 칠성점은 42.5%라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이마트 측은 밝혔다.
단장 후 지난해 12월 11일 재개점을 한 신도림점의 경우 온·오프라인 협업 시너지를 확인했다. 올해 1월~4월 신도림점 온라인 매출(PP센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상승했다.
신도림점은 매장 개편 시 PP센터를 기존 20평에서 320평으로 대폭 확대했는데 점포에서 배송되는 온라인 처리 물량을 늘린 것이 매출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이마트 관계자는 분석했다.
매장 리뉴얼에 기초한 이마트의 성장 가도는 탄력이 붙어 실적도 만개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 1분기(연결 기준) 매출 5조 8958억 원과 증권가 추정치의 두 배를 웃도는 영업이익(1232억 원)을 달성하며 “껍데기를 버려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영 화두를 실현했다.
쿠팡, 네이버 등 디지털 ‘유통 공룡’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전 부문에 걸쳐 성장을 달성한 데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1000억 원 고지’를 넘어선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에 대해 "할인점 그로서리(식품점) 전략, 전문점 구조조정에 따른 개선, 네이버와의 협력 등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올해 총 투자액인 5600억 원 중 할인점 리뉴얼에 2100억 원을, 시스템 개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내실을 위해 1000억 원을, 트레이더스에 1100억 원을 쏟아 지난해 대비 8% 높은 23조 8000억 원의 연 매출을 거둘 계획이다.
1993년 창동점을 1호점으로 할인점이라는 유통 채널을 들고 온 이마트는 28년간 쌓아 온 유통 노하우를 근간으로 돈을 버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왔다. 품질에 집중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올해 이마트의 목표인 만큼, 매장 리뉴얼 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SSG닷컴과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마트 이두섭 개발 담당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인 체험 요소를 강화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은 새로워진 이마트를 방문해 마트에서 쇼핑하는 즐거움을 더욱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