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 요소에서 상품·가격·배송 외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 2강 구도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등 결제 금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국내에서 결제액 2조 원이 넘은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와 쿠팡뿐이다. 네이버는 2조 8056억 원, 쿠팡은 2조 4072억 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으로 OTT 등 콘텐츠 혜택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와 쿠팡은 모두 유료 회원제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수 고객에게 풍성한 혜택을 줌으로써 기존 고객을 잡아두려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는 약 250만 명의 회원을,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로켓와우'는 약 50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있다. 두 업체는 포인트 적립, 배송 혜택 등 외에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콘텐츠 혜택에 CJ ENM의 OTT '티빙'을 추가했다. 네이버멤버십 회원들은 멤버십의 콘텐츠 혜택을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으로 선택하면, tvN과 JTBC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영상 7만여 개도 시청할 수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쿠팡플레이'라는 OTT를 출시 후 BBC, 워너미디어 등 대형 해외 공급사를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 호스퍼 경기 생중계와 국가대표 친선경기 라이브 중계 등을 더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편 SK텔레콤은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유료 회원제로 성공한 대표적인 이커머스이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쿠팡이 미디어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도 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SKT와 함께 멤버십을 운영하는 만큼 쇼핑뿐만이 아니라 콘텐츠, 라이프 등 다방면의 혜택을 제공해왔다"면서 "아마존과 협업으로 미디어 동맹을 맺고 OTT 혜택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