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세계 구리 시장, 美 관세 영향으로 사상 최대 급락세

지난 2017년 8월 11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외곽에 위치한 쯔엉푸 케이블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구리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8월 11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외곽에 위치한 쯔엉푸 케이블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구리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구리 시장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무역 정책의 예상치 못한 흐름과 이로 인한 극심한 가격 변동, 전례 없는 무역 혼란 등이 그 영향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강행했지만, 국제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정제 구리 등에 대해서는 적용을 면제했다.

이와 같은 결정으로 미국 구리 가격은 전례 없이 급락했다. 관세 발효 전에 서둘러 미국으로 구리를 운송하던 매수자들은 적지 않은 이익을 보다가 갑작스럽게 큰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 구리 선물 가격은 22% 이상 급락해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다른 지역 간 가격 차이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런던 금속거래소(LME)의 가격은 31일 소폭 하락에 그쳤으며, 일주일 전 3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미국 시장의 구리 가격은 이제 LME의 기준 가격을 밑돌았다.

정제 구리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구리의 국제 거래 흐름이 크게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선 등에 널리 사용되는 구리는 세계 경제에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불균형도 우려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창고에 대규모 구리가 쌓여 있으며, 재수출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구매자들은 수요 붕괴 위험을 예측해 구리 재고량을 보유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하이 원자재 전문 헤지펀드사 카오스 터너리 퓨처스의 리서치 책임자 리 슈에지는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른 흐름”이라며 “미국에서의 가격 상승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으며, 세계의 구리 흐름은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분석가들은 “정제 구리에 대한 고관세 적용 제외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라며 “시장의 기본적 요인이 변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미국에서 대규모 재수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COMEX 가격은 적어도 LME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상하이 시간 31일 오후 3시 21분 기준 LME의 구리 가격은 1t당 9578.50달러로 1.2% 하락했다. 또 COMEX의 구리 선물은 22% 하락한 1파운드당 4.347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