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유산균의 인식을 새로 세우다
출시 전인 1970년, 야쿠르트 시제품이 생산됐지만, 당시에는 판매를 위한 제품 등록과 법적 기준도 부족했다.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인 만큼 정부 어느 기관에서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조차 없었다.
결국 농수산부에서 관장하게 됐지만, 정부 검사기관에는 정작 발효유의 유산균이 규격에 맞는지를 검증하는 기술조차 부족했다. 검사를 위해 거둬 간 야쿠르트 제품에서 유산균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아 한국야쿠르트 직원이 직접 검사기관을 방문해 확인하고, 직접 균수를 확인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전수할 정도로 당시 우리나라 유가공 분야의 기술력은 낙후된 상태였다.
야쿠르트가 판매되던 초창기에는 유산균에 대한 정보가 없어 발효유를 먹으면 배가 아프다, 야쿠르트를 먹으면 이가 상한다는 잘못된 정보도 있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국내의 저명한 농학, 의학, 보건학 박사를 중심으로 학술고문 제도를 마련했다. 뒤떨어진 국내 유산균 발효유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여성 일자리 창출 기여
야쿠르트 성장의 원동력은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부들의 사회활동이 거의 없던 1970년대, 한국야쿠르트는 주부인력과 빠른 배달을 요구하는 유산균 발효유 판매를 접목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냈다.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최근 '프레시 매니저'로 이름을 바꾸며 현재 1만 1000여 명에 이르는 전국 최고의 판매 조직으로 발전했다.
야쿠르트가 발효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방문판매로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식품업계도 발효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빙그레의 '요플레', 매일유업의 '바이오거트',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등이 가세하며 발효유 시장은 현재 국내 1조 원 규모로 커졌다.
◇끊임없는 변화로 꾸준한 사랑 받아
국내 식음료 제품 중 최다 판매량을 이어갈 만큼 사랑받는 이유는 야쿠르트의 제품력과 함께 변화무쌍한 변신도 한몫했다.
대용량의 '야쿠르트 그랜드'는 기존 65㎖ 용량의 야쿠르트를 한 병만 마시기는 아쉽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2015년 출시됐다. 그랜드 시리즈는 오리지날·라이트·450으로 출시됐으며 편의점 전용 제품이다. 이 제품은 주류를 제외한 커피, 생수 등 모든 음료 부문에서 편의점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6년 4월에는 기존 야쿠르트 병을 거꾸로 뒤집은 혁신적 디자인의 '얼려 먹는 야쿠르트'가 만들어졌다. 이 제품은 어른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재미를 선사하며 하절기 온 가족 영양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액상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선보이며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이스바 형태의 '그랜드 야쿠르트바'와 탄산음료 '스파클링 야쿠르트' 등은 최근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국야쿠르트관계자는 "야쿠르트는 일반 고객 외에도 많은 사람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면서 "프레시 매니저는 매일 방문하는 전국 3만 명의 홀몸노인에게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네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며 사회적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