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의 역사는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는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대중화됐다. 일본 조미료가 우리의 입맛을 지배하고 있을 때,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조미료 제조 방법을 연구했고, 어려움 끝에 조미료 제조 공정을 습득했다.
임 회장은 1965년 부산으로 돌아와 150평 규모의 조미료 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의 조미료 회사인 '동아화성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국내 자본과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국산 조미료 미원은 그렇게 탄생했다.
미원은 빠르게 아지노모토의 자리를 위협하며 한국인의 밥상에 파고들었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씩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을 타며 '마법의 가루'라는 별칭을 얻은 미원은 국산 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MSG 유해성 논란으로 정체…안전성 재입증
'1가구 1미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던 미원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MSG 유해성 논란이다. 이를 계기로 약 20년간 정체기를 맞았지만, 2012년 일부 언론에서 재점화된 MSG 논란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다양한 매체가 MSG에 대한 검증에 나섰고, 그 결과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안전성이 재차 입증된 것이다.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에 이미 종결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는 더 일찍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1987년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세계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
◇'발효미원'으로 제2의 도약 나서
미원은 '발효미원'으로 거듭나면서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2014년 10월 미원은 발효미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패키지 디자인 역시 사탕수수를 이미지를 앞세웠다. MSG가 화학조미료가 아니라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이나 당밀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주요 성분을 추출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미원은 현재 조미료 시장의 20.8%를 차지하는 발효조미료 시장에서 95.4%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연간 1000억 원대 매출에서 기업 대 소비자(B2C) 시장에서 나오는 금액은 400억 원이 넘는다. 여전히 미원 매출의 40% 이상이 가정집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한 미원은 주방을 넘어 MZ세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미원 레시피북 '미원식당'을 출간, 한식·중식·양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원을 활용한 레시피를 제안하는 등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미원식당은 2쇄까지 진행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원의 고유 헤리티지인 빨간 신선로 로고를 활용한 굿즈를 론칭하기도 했다. 특히 미원 무릎담요는 출시 1주일 만에 완판되는 등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대상 관계자는 "MZ세대가 미원을 더욱 친근하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도록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미원 굿즈를 기획했으며, 미원 판매량이 증가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젊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