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스핀오프' 행보가 한창이다.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여 신약개발을 가속화 하는 것은 물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핀오프는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사업을 독립시키는 분할을 말한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스핀오프는 보통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집중을 위해 신약개발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회사가 보유한 다수 파이프라인 중 특정 분야 R&D만을 위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핀오프로 탄생한 회사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신약개발 하나만을 진행해 R&D 효율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 자체의 R&D 역량과 경쟁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전문화 된 회사인 만큼 외부 자금 조달 역시 용이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장점으로 다수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스핀오프를 단행, 신약개발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잘 알려진 빅스바이오(안국약품), CG바이오사이언스(크리스탈지노믹스), 아이디언스(일동홀딩스)가 대표적인 예다. 테라젠이텍스, 마크로젠 등 바이오벤처들도 스핀오프를 속속 선보였다.
유한양행의 경우 신약개발 사업을 위해 지난 2016년 미국 바이오회사 소렌토와 함께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같은 해 SK케미칼도 신약 개발부서를 스핀오프 해 항암제와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티움바이오를 구성했다.
이는 올 하반기도 마찬가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대웅테라퓨틱스를 출범한 후 최근 '아이엔 테라퓨틱스'를 선보였다. 아이엔 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이온 채널 신약개발 플랫폼과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 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분야를 분사한 바이오텍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바이오텍 설립과 함께 제약업계에서 25년간 신약개발과 신사업 등에서 폭넓은 이력을 보유한 코오롱제약 개발본부장 출신 박종덕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R&D 유연성을 확보하고 빠르게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헬릭스미스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 R&D 프로젝트를 스핀오프 해 자회사 '뉴로마이언'과 '카텍셀'을 세웠다. 뉴로마이언은 AAV(Adeno-Associated Virus,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백터를 사용해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카텍셀은 CAR-T세포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 착수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파이프라인의 선택적 집중과 자금 조달 등을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스핀오프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R&D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