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올해 2월 사상 처음으로 유찰이 발생했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이 코로나19 재확산에 일주일 연기됐다.
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제1터미널 면세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 기간을 기존 9월 7~14일에서 14~21일로 연기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이에 입찰 진행일도 오는 15일에서 22일로 변경됐다.
이번 입찰 대상은 지난 2월 진행된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2차 입찰에서 각 사업권의 최저 입찰가격(임대료)을 30% 낮췄다. 가장 인기가 높은 DF2 구역(약 380평)의 최저 입찰가격은 지난 1차 공고 당시의 1161억 원에서 842억 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매출이나 수요와 상관없이 일정 부분 이상을 임대료로 내야 하는 '최소보장금'도 면세업 정상화 전까지는 적용을 유보하기로 했다.
앞서 1차 입찰 때 DF2(향수·화장품) 구역은 참가기업이 없어 유찰됐고, DF3·4(주류·담배)는 각각 신라와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계약을 포기했다. DF6(패션·기타)는 현대백화점 단독 입찰로 유찰됐고, DF8·9(전 품목)는 낙찰받은 중소 면세점들이 운영을 포기했다.
최대 10년의 사업이 보장되는 만큼(기본계약기간 5년, 추가 5년 연장 가능) 인천공항 측이 제시한 이번 2차 입찰 조건은 면세업계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면세 사업자들은 “입찰을 검토 중이다”라며 확답을 아끼고 있다.
이들이 고심을 거듭하는 까닭은 백신이 언제 나올지 예상할 수 없고, 2~3차 팬데믹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날 오전 기준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8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일주일째 100명대를 유지 중이다. 이에 지난 1차 입찰 때처럼 일부 사업권 유찰‧중도 포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결국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면세사업 구조가 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 입찰 건의 경우 파이가 정해져 있는 싸움이라 업계 간 견제가 치열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구매력 확보 측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마 다들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