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 갤러리아백화점(이하 갤러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 실적은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 대비 4% 올랐다. 이에 반해 롯데백화점(-16%), 현대백화점(-10%), 신세계백화점(-7%) 등 빅3의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이는 2017년 11월부터 갤러리아를 이끄는 김은수 대표의 탁월한 ‘안티에이징’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선택과 집중'의 귀재
갤러리아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면세점 사업을 접었고, 상권의 변화로 매출 성장세가 둔해진 수원점을 올해 1월 말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철수했다. 기존 수원점 터 철거 작업은 7월 19일 마무리됐다. 이 부지에는 주거복합타워 ‘파비오 더 씨타’가 들어설 예정이다.
3월에는 광교점을 개점했다. 여기에는 수원역 부근에 AK플라자와 롯데백화점 등 경쟁 점포가 생긴 것, 한화 건설이 광교에 컨벤션센터 부지 개발 사업권을 따내면서 갤러리아가 관련 컨소시엄(협회)에 참여하게 된 것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VIP 중심의 사업 전략도 매출 안정화에 도움이 됐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10월 대전에서 백화점 최초로 VIP 외부 시설인 ‘메종 갤러리아’를 선보였고 올해 3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2호점을 오픈하며 신규 VIP 확보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 한남’은 갤러리아의 강점과 지향점이 집약된 공간이라고 평가받는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인테리어 매장 등 고급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VIP 고객을 유인한다.
◇사회공헌과 젊은 고객 공략에도 '열일'
김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외에도 유튜브 마케팅과 친환경 캠페인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먼저 이 회사가 자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갤러리아’는 20~30대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갤러리아에 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 채널은 올해 7월 중순 20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의 소리를 담은 ASMR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 시계는 전 세계 단 한 점뿐인 ‘마스터 자이로투르비옹Ⅰ’으로 명품관에서 약 1주간 전시한 제품이다. 이외에도 갤러리아 자체 가정간편식(HMR) 상품인 ‘명품 국밥’, 식품관 ‘고메이494’의 인기 상품인 ‘마약 옥수수빵’을 소재로 한 영상을 포함해 약 35개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회사 직원들이 영상에 직접 출연해 제품을 소개하거나 B급 감성의 연기를 펼친다는 게 이 채널의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고 MZ세대를 유치하는 데 유튜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시작한 '라잇! 갤러리아' 캠페인도 김 대표의 작품이다. 이 캠페인은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와 올바른 가치를 퍼뜨리기 위한 사회공헌 캠페인으로, 주제는 크게 ▲환경보호 ▲생명존중 ▲안전문화로 나뉜다.
그 중 ‘라잇!오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6월 19일 갤러리아 임직원 봉사단이 충남 태안 학암포 바다를 찾아 인근 해안 2㎞ 일대를 왕복하며 해안 정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당시 봉사단은 총 120포대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는 이후 해안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활용해 자원 재활용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협업했다. 문승지가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작품들은 오는 8월 13일까지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전시‧판매되고 수익금은 세계자연기금에 전달된다.
회사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부진한 사업을 포기하고 잘 되는 사업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젊은 층의 명품 소비를 고려해 SNS 마케팅이나 온라인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