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차단 계획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애플, 보잉, 퀄컴, 시스코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조사에 착수해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함께 보잉 항공기 구매 중단 등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이에 앞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계속 거래할 수 있도록 화웨이에 대한 임시 일반면허 허가를 오는 8월 13일까지 90일 동안 연장하기로 했다. 미 정부가 허가를 연장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지난 5월 미 정부는 미국 기업들과 화웨이의 협력을 금지하기 위해 ‘국가 안보 우려’라고 주장하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엔트리 리스트)에 올렸다.
새로운 허가에 따라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사용하는 외국 기업은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기 전에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 칩셋을 계속 공급받거나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설계를 사용할 때 상무부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고위관리는 "이번 조치는 미국과 미국 기업을 우선시하며 미국 국가안보를 우선시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화웨이에 하이실리콘 칩을 공급하고 있는 대만반도체제조(TSMC)는 "이 규칙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해석을 위해 법률 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공급 체인은 극히 복잡하다"고 밝혔다.
램리서치와 KLA 등 반도체 장비업체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각각 6.4%, 4.8% 하락했으며 유럽 증시 역시 타격을 받았다.
에릭 쉬 화웨이 회장은 지난 3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잘못된 정보이기를 바란다. 아니면 나쁜 여파가 끝없이 밀려올 수 있다. 글로벌 산업체인의 어떤 기업도 홀로 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이 화웨이를 계속 괴롭히는 만큼 중국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 회장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한국과 대만, 중국 등으로부터 반도체를 구입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