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이 중국과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다른 기업들로부터 칩을 구입할 방침이라고 닛케이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21일 "미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삼성전자,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 본토 내의 스프레드트럼 등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만들 수는 없더라도 중국 내 많은 칩 회사들이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한국, 일본, 대만, 유럽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의 칩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미국 기술이 접목된 협력업체의 화웨이 접근을 제한하는 추가 제재방안을 검토 중이다.
화웨이는 현재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에 모바일 프로세서, 네트워킹 프로세서, 5G 모뎀, 스마트폰, 서버, 통신 장비, 하드웨어 라인업 대부분을 위한 맞춤형 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고성능 반도체 칩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수출 규칙을 제정한다면 미국 기술과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삼성전자, 미디어텍, 기타 칩 공급업체들은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때문에 화웨이가 이들로부터 어떻게 반도체칩을 구매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메모리 칩 제조업체다. 고급 스마트폰이 대부분 채택하는 첨단 OLED 화면 공급도 압도적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TSMC와 경쟁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는 장기적으로 다소싱 및 다채널 조달 전략을 지속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어떤 특정 국가나 공급자에게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공급망 다양화 관련 발언은 지난주 TSMC가 처음으로 미국에 첨단 칩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TSMC에게 미국에 직접 진출해 칩을 제조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또 일부 중저가 칩 주문을 TSMC의 경쟁사이자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로 전환했다.
화웨이는 1분기 매출 182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 증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이익률은 7.3%로 2019년 같은 기간의 8%보다 약간 낮았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