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적 연구자들과 함께 인류의 암 유전체를 슈퍼컴퓨터로 분석하는 작업에 참여, 인간 암 유전자 지도 완성 공로자로 지난 6일자 네이처(Nature)지에 실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 특화형 슈퍼컴퓨터 ‘마하(MAHA)’가 인간유전체 관련 세계 최고 권위의 프로젝트에 참여, 인간 암유전체 게놈분석에 공헌한 기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고 19일 밝혔다.
이 성과는 논문에 ETRI 이름과 함께 마하 슈퍼컴 개발에 참여한 최 완, 우영춘, 전승협, 김형환 연구원이 참여 공로자로 등재되었다.
암유전체 분석(PCAWG) 프로젝트는 인류사상 최대 규모로 암유전체 아틀라스(TCGA)와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ICGC)의 주도하에 10년 전에 출범했다.
그 결과로 암유전체 연구에 대해 가장 포괄적인 연구 결과를 정리해 네이처지에 6개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유전체를 통해 암 치료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ETRI 슈퍼컴 마하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7년 말까지 ICGC에 유전체 분석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세계적 기관들과 함께 인간의 암 유전체 분석을 직접적으로 지원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슈퍼컴 마하는 1.3 페타바이트(PB) 스토리지 시스템과 800코어 규모의 CPU 컴퓨팅자원을 ICGC 서비스에 제공했다. 1페타바이트(1PB)는 1초동안 1000조번의 부동 소수점 연산 처리하는 기능을 일컫는다.
연구진은 그동안 국내·외 38개 종양 유형을 가진 2658명의 암 유전체 연구에 소요되는 계산 및 스토리지 등 컴퓨팅 인프라 자원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세계 유수의 컴퓨팅센터와 더불어 이 프로젝트에 참여, 암의 규명을 위한 주요 155개 주제 중 일부 문제를 푸는데 마하 슈퍼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했다.
슈퍼컴 인프라 제공기관으로는 ETRI를 포함, ICGC 본부, 미국의 시카고대학 슈퍼컴센터, 텍사스 슈퍼컴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독일 하이델베르그 센터 등 비롯한 총 8개 기관이다.
마하 슈퍼컴 사업책임자를 역임한 최 완 ETRI 인공지능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인류의 난치병 중 하나인 암의 정복을 위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슈퍼컴이 유전체 분석 인프라 역할로 사용된 점이 매우 기쁘다. 세계적인 국내·외 암유전체 분석 연구에 일조를 했다는 점에 과학자로서도 뜻깊은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추가로 참가한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폐암, 혈액암 그리고 유방암 샘플을 제공했고, ETRI 마하슈퍼컴은 국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신테카바이오 등 암유전체 연구진들에게 연구를 가능케 만들어준 허브 역할을 한 셈이다.
한편,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인정되어 지난 2017년 6월에는 제13차 ICGC 사이언티픽 워크샵이 서울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암유전체 연구 분야의 300여 명의 세계적 대가를 국내 유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위상을 높인 바 있다.
ETRI는 ‘마하’ 슈퍼컴이 컴퓨팅시스템 개발과제로는 유일하게 정부가 선정한 『2016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과제 중 정보전자 분야에 최우수 성과 과제로 선정,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한 신테카바이오는 ETRI 연구소기업으로 2019년 12월, 코스닥에 신규 상장됐다. 신테카바이오는 ETRI의 마하 슈퍼컴퓨터 기술을 이전받아 유전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