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된 KT의 올해 조직개편은 차기 최고경영자(CEO)인 구현모 사장의 뜻이 반영돼 이전보다 실용적이고 미래 사업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분할돼 있던 조직이 개인과 기업 고객 중심으로 통합됐고, 미래 핵심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CEO 직속 조직인 '미래가치 태스크포스(TF)' 신설이 그것이다. 정도경영을 핵심가치의 하나로 선정해 비(非)상설 조직으로 운영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상설화한 것은 최근 윤리경영 트렌드 흐름과도 맞물린 것으로서 주목할 만 하다.
■둘로 나뉘었던 B2C 조직 통합…B2B 부서도 단일화
이번 조직개편에서 KT는 둘로 나뉘어진 소비자 관련 조직(B2C)조직과 기업간거래(B2B)조직을 각각 통합시켰다.
먼저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눠진 조직 단일화 통합을 내세웠다. 이에따라 커스터머&미디어 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하나로 합쳐 '커스터머(Customer)'부문을 신설했다. 이 부서는 앞으로 소비자고객(B2C) 관련 모든 사업을 담당한다. 5G·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은 물론, IPTV, 가상현실(VR) 등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모두 총괄해 고객에게 더욱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기업고객 담당 부서도 하나로 통합한다. 기업고객(B2B)와 글로벌고객(B2G) 담당 부서를 통합해 '기업부문'으로 만들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외 기업고객들의 요구를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 기업고객들의 '디지털 혁신'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영업과 네트워크로 나눠진 각 지역본부도 슬림하게 재편했다. 기존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 운용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합쳐 고객서비스와 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미래 사업위한 AI/DX(디지털혁신) 부문· CEO직속 미래가치 TF 신설 주목
지난해 10월 AI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가 신설한 부분 가운데 신설되는 미래 사업부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KT는 AI/DX(디지털혁신) 부문을 신설해 5G 통신서비스는 물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기업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를 위한 3대 핵심과제로 ▲AI와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인재 육성 ▲고객발 자기혁신 ▲사회적 가치 등이 꼽혔다. 이 같은 핵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KT는 CEO 직속조직으로 '미래가치TF'를 신설했다. 이 TF는 KT 혁신의 컨트롤 타워로 KT의 변화를 이끌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AI/DX부문장으로는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 Chief Digital Transformation Officer)라는 이름으로 KT 디지털혁신을 책임질 전홍범 부사장이 부임됐다. 그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와 협업해 디지털혁신 관련 사업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미래가치TF부문장엔 김형욱 전무가 선임됐다.
이 외 KT는 준법경영 강화를 위해 그간 비(非)상설 조직으로 운영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상설로 조직했다. 위원회 수장은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 Chief Compliance Officer)로 이사회 동의를 얻어 선임될 예정이다. KT는 올해 준법경영을 포함한 정도경영을 기업 핵심 가치 하나로 선정했다.
KT는 "새로운 CEO를 맞이한 만큼 글로벌기업에 걸맞는 윤리성 확보를 위해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