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가 16일 이같은 인사개편 키워드로 요약되는 차기 대표 내정자 구현모 사장을 뒷받침할 2020년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KT는 16일 발표한 조직 개편의 초점을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발 빠르고 민첩하게 제공하는 고객중심 조직변신 ▲빠르고 유연한 고객 요구 수용 ▲5G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혁신가속화 ▲글로벌 수준의 준법경영 체계 완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KT의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뉘어진 조직이 통합돼 B2C(대 고객) 전담 부서가 됐다. B2B(기업간 거래) 부문 역시 기존 국내 기업부문과 글로벌 부문을 통합해 하나로 운영된다. 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르고 있는 디지털 혁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AI·DX 융합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임원인사에서는 젊은 임원을 늘려 더욱 활력 넘치고 역동적인 조직이 되도록 했다.
먼저 KT는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민첩하고 유연하게 반영하기 위해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통합했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합쳐 ‘커스터머(Customer)부문’을 신설했다. 커스터머 부문은 소비자고객(B2C)을 전담한다. 5G,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과 IPTV, VR 등 미디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하고, 이를 통해 고객 생활의 변화를 이끌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기업고객(B2B)과 글로벌고객(B2G)을 담당하던 부서도 통합됐다. 기존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기업부문’으로 재편, 국내외 기업고객들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했다. 또 기업부문은 기업고객들의 ‘디지털 혁신’을 활성화하고,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영업과 네트워크로 나눠져 있던 각 지역본부를 통합해 고객 편의를 높인다.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운용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합쳐 고객 서비스와 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KT는 지역 고객들에게 보다 안정적이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업무 중심 전문가 ‘중용’… 변화와 혁신 위해 젊은 인력 ‘발탁’
올해 임원인사에서 KT는 업무에 초점을 맞춰 전문가를 중용하고,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주기 위해 젊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이번에 사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5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1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이번 인사로 KT 임원의 평균 연령은 52.1세로, 전년 임원 평균 연령(52.9세)에 비해 한 살 가량 낮아졌다. 또 KT 임원의 수는 전년 대비 약 12% 줄어든 98명이 됐다.
지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임원 수가 두 자리 숫자로 축소됐다. 또한 전무 이상 고위직을 대폭 줄여 (33명→25명) 젊고 민첩한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사장 승진자는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으로, 기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창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사업 추진으로 사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KT가 기업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사장은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장을 맡는다. 이에 KT는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 이외에 박윤영 사장이 승진하면서 복수의 사장 체계를 갖추게 됐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보다 민첩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규 인프라운용혁신실장은 올해부터 부사장을 맡게 됐다. 이 부사장은 전사적으로 통신재난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차세대 통신 인프라 혁신기술 개발을 주도한 성과를 높이 평가 받았다.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은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를 정착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기업문화를 확산시킨 공로로 부사장 승진이 이뤄졌다.
이번에 신규 임원(상무)이 된 21명 중 27%가 1970년대생(50세 이하)이다. 이에 KT 임원은 5명 중 1명 꼴(22.5%)로 50세 이하다. 젊은 임원들의 충원으로 조직의 활력이 커질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비즈(Biz) 사업을 이끌고 있는 1972년생 김봉균 상무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해 1970년대생이 고위 임원으로 진입하는 신호탄을 쐈다. KT는 "단순히 고연령 임원의 수를 줄이는 게 아니라 성과와 역량을 인정받은 인재를 중용한다는 인사 원칙으로 구성원들의 성취동기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욱 KT 전략기획실장 부사장은 “KT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이를 신속하게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변화시켰다”면서 “또한 이번에 중용된 인재들은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의 경영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KT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AI·DX융합사업부문 신설…고객생활·기업업무환경 근본적 변화 추진
KT는 AI·DX사업부문을 신설해 5G 통신 서비스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기술을 통합, 소비자와 기업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미 KT는 현대중공업, 삼성의료원 등과 제휴해 조선소, 병원 등의 업무환경을 혁신하고 있는데 이번 부서 신설을 통해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설 사업부문장은 전홍범 부사장을 보임했다. 그는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 Chief Digital Transformation Officer)로서 KT의 디지털혁신을 책임지게 됐다. 전 CDXO는 디지털혁신 사업모델을 만드는 선임 부서장으로서 소프트웨어 개발부서와 협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글로벌 기준의 준법경영 위해 최고준법감시책임자 선임 예정
아울러 KT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인력 보강도 단행했다. 그동안 비 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이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 Chief Compliance Officer)를 이사회 동의를 얻어 선임할 예정이다. CCO는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서 적법성과 제반 규정준수를 선도해 KT 준법경영의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KT는 준법경영을 포함한 ‘정도경영’을 기업 핵심가치 중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준법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CEO를 맞아 글로벌기업에 걸맞은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를 한층 강화했다.
KT는 미래를 위한 3대 핵심과제로 AI,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인재 육성, 고객발 자기혁신,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선정했다. 3대 핵심과제는 CEO가 직접 주도하는데 이를 지원할 CEO 직속조직으로 ‘미래가치TF’를 신설하고, TF장으로 김형욱 전무를 선임했다. 이번에 신설된 미래가치TF는 혁신의 컨트롤 타워로서 KT의 변화를 이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