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수장들이 5G를 비롯해 AI, 디지털 전환 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기존 통신사업과 더불어 새로운 ICT 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올해 이통사들은 5G 사업 확대에 여전히 신경 쓰면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원을 위한 기술·서비스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SK텔레콤 "AI·디지털 전환으로 복합ICT 기업으로 완벽 변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 ICT 패밀리사들의 공동 AI 기반 혁신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5G 네트워크 성장을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5G 등에서 현재를 뛰어넘고 확장하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이 혁신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는 물론 업무 방식과 문화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5G와 새로운 혁신 ICT 사업을 동시에 육성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시행해 새해 사업 전략을 드러냈다. 이동통신(MNO)과 뉴 비즈(New Biz) 등으로 이원화된 사업 부서 체계인 듀얼(2)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기술 조직의 경우 AIX센터를 만들어 AI와 각종 ICT 기술, 디지털 전환 기술에 대한 부분을 모두 총괄하도록 했다. 또 데이터 관리와 인프라 기능 수행을 위한 CIO(Chief Infra Officer) 조직, 이 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광고, 게임, 클라우드를 전담할 각 개별 조직을 만들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통신이라는 틀을 뛰어넘어 ICT 복합 기업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축적해왔다"면서 "AI·디지털 전환 등으로 제반 인프라를 고도화해 2020년을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KT "5G·AI 기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자"
황창규 KT 회장은 올해 5G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를 이뤄낼 것을 강조했다. 사내 이메일을 통해 밝힌 신년사에서 황 회장은 우선 5G 역량을 극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황 회장은 "KT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5G 역량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 인식뿐 아니라 시장점유율에서도 5G 1등을 달성해야 한다"면서 "기업전용 5G를 통해 기업인프라를 5G로 전환시키고 통합 오퍼링, 에지 클라우드(Edge Cloud) 등 KT만의 강점을 살려 초기부터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블록체인 등 미래 플랫폼 사업에 기반한 '글로벌 1등 플랫폼' 사업자로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황 회장은 "5G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가 중요한 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빠른 시행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그룹 신년결의식에서 황 회장은 5G선도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5G 기반의 AI 전문기업으로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어디서나 AI를 누리는 세상을 주도해야 한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 고객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 미래가 기대되는 글로벌 1등 KT 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KT는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하면서 향후 4년간 AI부문에 3000억원을 투자하고, AI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며 AI기업 육성의지를 발표했다.
■ LG유플러스 "전 사업 영역에 디지털 전환…고객경험 혁신 이끌 것"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기반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강조했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일으켜 고객경험에도 혁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G그룹 전체의 경영 방침에 따라 '디지털 신년사' 방식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신년사에서 하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대해 “새롭게 도입하는 과제가 아니라 모든 고객접점에서 고객이 지금보다 쉽고 편안하며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하여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UI·UX 역량을 높여 이를 고객접점에 적용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부회장은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CEO와 각 부문장으로 구성된 DX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디지털 전환 진척도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5G 부문에서는 B2B 서비스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하 부회장은 "B2C에서 시작된 5G 서비스가 B2B로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구체화된 사업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B2B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