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진화 나선 12.16대책, 서울 전셋값 불질러...25주째 상승행진

새해에도 서울 전셋값 상승장이 심상찮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전세에 머무르며 ‘로또 청약’에 도전하려는 주택 실수요자들과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없이 집을 매매할 수 없는 세입자들이 전세시장에 몰리며 '전셋값이 뛰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2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을 기록했다. 수도권(0.07%)과 5개 광역시(0.06%)는 상승했고, 기타 지방(-0.01%)은 소폭 하락했다.

서울은 전주대비 0.10%를 기록, 전주대비 상승 폭이 증가하며 25주 연속 꾸준히 상승 중이다. 양천구(0.64%), 강남구(0.32%), 금천구(0.22%), 송파구(0.20%) 등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으며, 광진·노원·도봉·동대문·종로·중구는 보합(0%)을 보이고, 나머지 전 지역이 상승했다.

양천구는 지역 특성상 겨울 학기 이주를 위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편이다.

학군 선호 지역인 목동 일대 단지들과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 단지들이 매물 품귀 현상 보이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도 특목고·자사고 폐지로 과거 명문 학군을 찾는 수요와 겨울방학 이사철 수요 등이 늘며 전세 수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이 들썩인 데에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한 영향이 컸다. 주택 구입전세에 남아있으면서 ‘로또 청약’에 도전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전세값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공론화된 지난 7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은 전셋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정부는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은 9억 원 초과 구간에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내리고,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러한 대출 규제 강화로 집을 사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전세에 머무르면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최근 전세시장이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집주인 우위’의 분위기로 재편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올리거나 반전세(전세+일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부동산 규제의 주 대상인 다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선 전세 보증금 인상보다 부분적으로 월세를 끼고 반전세를 내놓는 방식이 집주인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반전세나 월세 전환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전세시장 상승세는 자사고 폐지, 정시 확대 등 교육 정책 변화와 분양가상한제 지정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 발생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따른 현상”이라면서 “여기에 우수 학군 지역 중심으로 겨울방학 학군수요가 더해지고 있어 전셋값의 국지적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