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통신망에 트래픽이 몰려도 시간 지연과 데이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진정한 5G 실현을 위한 초저지연 네트워크 인프라 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시간 확정형 네트워킹(DetNet) 핵심 기술’을 미래 네트워크 선도시험망(코렌, KOREN)에 연동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은 트래픽이 폭주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리 늦어도 노드당 10㎲ 이하(10만분의 1초)의 지연 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따라서 원거리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기 간 데이터 전달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송 시간 예측과 함께 데이터 손실이 없어지는데 따른 원격 정밀 제어를 할 수 있다. 주 활용분야로는 원격제어, 원격의료, 스마트 팩토리, 드론제어 등 산업 분야와 원격 가상현실(VR), 홀로그램 통신 등 초실감 서비스가 꼽힌다.
ETRI,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 10월 말부터 2주 동안 대전-서울 간 왕복 430km에서 광전송 시스템을 연결하는 노드 간 기가(Gbps)급 데이터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현재 인터넷을 구성하는 패킷 장비들은 간섭이 발생하면 트래픽 전달 과정에서 얼마나 지연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아울러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전달 중이던 정보가 손실되기도 한다. 이는 복구할 수 있지만, 해당 정보를 다시 보내야 하는 등 부가 작업이 필요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 또 전송 중 네트워크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데이터 손실 없어 추가 지연이나 중요 정보 유실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연구진은 기존 근거리망(LAN)에 국한됐던 기술을 개선해 더욱 넓은 범위인 전국 규모의 기업망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것이다. 현재 해당 기술은 인터넷 국제 표준화 단체(IETF)에서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ETRI는 "해당 기술을 세계 최초로 대용량 전달망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고 현장 실증에도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이전에도 연구진은 기기 간 통신 대역폭을 보장하는 기술을 개발해 광 전송 산업체에 기술 이전을 통한 상용화(통신망, 공공망, 기관들의 자가망 등)를 이뤄냈다. 이번 개발한 성과를 더하면 지연시간과 무손실까지 보장할 수 있어 융합형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ETRI는 내다봤다.
정태식 ETRI 초저지연네트워크연구실 실장은 “차세대 네트워킹 핵심기술인 초저지연·무손실 패킷전달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경제 효과는 물론 융합산업의 동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TRI는 "이번 기술은 코위버, 우리넷 등 중소기업과 SK텔레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뎃넷(DetNet) 연구 시제품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시간 민감형 네트워크(TSN) 스위치까지도 연동해 시험에 성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은 노드당 지연 시간을 4㎲ 이내(100만분의 4초)로 줄여 현재보다 2.5배 지연 성능을 개선하고, 장애가 다중으로 발생해도 손실이 없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전송시간도 기존 1기가 급에서 10기가(Gbps)급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초저지연·무손실 보장 네트워킹 핵심기술 개발'과 '시간-확정형, 고신뢰 네트워크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국내 전송산업체 등에 기술 이전도 계획 중이다.
이 기술은 지난 2017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TRI 연구개발 지원사업 '안전한 무인이동체를 위한 ICT 기반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연구됐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