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5G 상용화 등에 따라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해 줄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네온포토닉스와 공동으로 모바일 백홀망과 소형 메트로망에서 1초에 200G비트(200Gbps,1Gb=10억비트)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세계 최소형 광 트랜시버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백홀망(전화국사)과 소형 메트로망(시(市)단위 내부 연결)에는 주로 단위 모듈당 100Gbps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다. ETRI는 빛의 세기를 바꾸는 변조방식을 채택했다. 즉 한 번에 1비트씩 보내는 기존의 2단 변조(NRZ) 방식 대신 한 번에 2비트씩 보내는 4단 고차변조(PAM-4) 방식을 채택, 전송용량을 크게 늘렸다.
연구진은 기존 포털 업체의 데이터센터 내부 10km 이내에서만 사용되던 PAM-4 변조 방식을 80km 구간까지 확장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에는 1550 나노미터(nm) 대역의 고밀도 파장(DWDM) 광신호를 다중화할 수 있는 독창적 구조의 광송신기 집적화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신호 품질 복구 성능을 갖는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이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전송 용량을 2배 늘려 1초에 200기가를 보낼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과 관련된 요소 기술로 50Gbps 실리콘 변조기, 50Gbps 프론트홀 광 트랜시버도 개발했다. 실리콘 변조기는 국내 파운드리와 협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내는데 성공했다. 50Gbps 프론트홀 광 트랜시버는 일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통신망으로 5G 이후 통신 시장을 대비할 인프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400Gps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 기술로 광 송·수신기 개발을 완료했으며 신호처리 기술의 경우, 네온포토닉스로의 기술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활용해 ETRI와 네온포토닉스는 향후 데이터센터 내부 약 2km 범위 통신망에 사용되는 400Gps 광 트랜시버를 1초에 400기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성능으로 공동 개발해 통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연구진의 기술을 종합해 적용하면 통신장비의 전력 및 비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소모전력이 1.5배 낮고 밀도도 4배 높아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장, 온도 변화에도 덜 민감하고 제작 공정도 단순해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진정한 5G 시대를 체감할 수 있는 계기를 열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스마트 팩토리 기술, 원격의료, 글로벌 네트워킹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선미 ETRI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은 "이 기술은 초고속 대용량 광연결을 이루는 핵심 기술이다"라며 "고품질 영상, 초실감 미디어 서비스 등에 필요한 광 인프라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향후 테라비트 속도의 빛으로 연결되는 초실감 인터넷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정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oodlif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