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원체 '보조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 기종이다. 집단상가 대리점에서 아이폰11 시리즈에 대한 보조금을 물으니 평균적으로 약 10만 원에서 30만여 원 선까지 제공되고 있었다. 최근 출시된 5G 스마트폰의 보조금과 비교했을 때는 현저히 낮다.
■ 보조금 최소 10~30만 원대…"보조금·스펙 차이로 갤노트10 옮기는 고객 많이 봐"
26일 서울 강변역 인근 집단상가를 찾아 아이폰11프로(256GB, 출고가 158만4000원)의 시세를 물었다. A이통사 기준 기기변경을 선택하고 현금 완납을 기준으로 보조금은 약 10만~15만 원이 제공되고 있었다. 나머지 B, C통신사로 이동하는 번호이동의 경우에는 보조금 폭이 더 컸다. 같은 기종 기준 약 35만 원 정도가 지급됐다. 기본형인 아이폰11(99만원, 64GB)의 경우 기기변경 20만 원, 번호이동시 30만 원 가량의 보조금이 책정돼 있었다. 지원금을 받는 대신 7만원 가까이 되는 LTE요금제를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같은 날 뽐뿌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도 “B 이통사에서 기기변경을 하면 23만 원, 번호이동을 하면 40만 원 지원금을 주더라”는 인증글들이 꾸준히 올라오는 등 아이폰에서도 보조금이 여전히 제공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다만 이 보조금은 올 상반기 갤럭시S10이나 LG V50, 지난 8~10월 갤럭시노트10과 V50S 등 5G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보조금 규모와 마찬가지로 이통3사가 지난 25일 책정한 아이폰11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은 지난 상·하반기 출시된 5G 스마트폰 대비 현저히 낮다.
아이폰11 시리즈 공시지원금(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은 월 6만9000원 요금제 기준 SKT가 7만 9300원, KT가 8만 500원, LG유플러스가 11만 9600원이다. 이는 5G 스마트폰에 현재 책정된 최소 30만 원~최대 50만 원 가까이 되는 공시지원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이에 유통 대리점들도 공시지원금보다는 매달 25% 요금을 할인받는 선택약정으로 휴대폰을 구입할 것을 권유했다. 대신 현금으로 한 번에 기기값을 다 내고, 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제안했다. 또 각 사가 보유한 48개월 약정을 담보로 하는 단말 교체 프로그램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는 아이폰11 시리즈를 출고가의 절반 가까운 가격을 기준으로 24개월 약정으로 할부금을 내고, 2년 뒤 새로 나오는 아이폰 시리즈로 다시 구입한다는 조건으로 이뤄진다. 2년 뒤 단말 교체라는 조건이 있지만, 현재 신제품 교체에는 비용 부담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 유통가 "고객 반응 예전만 못 해"…이통3사 "첫 날 개통량 선방, 전작 대비 30%↑"
유통가 관계자들은 아이폰11 시리즈에 대한 고객 반응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B 관계자는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고객 반응은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면서 “원래 같았으면 출시 직후 당일과 첫 주말에는 상가 내 사람들이 가득차썼는데, 어제 오늘 보면 묻는 사람들도 그닥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C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폰XS, XR 반응이 너무 저조한 탓인지 올해 이통사에서 아이폰 시리즈 출고량 자체를 확 떨어뜨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폰 시리즈는 자급제 구입 수요가 높은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 시리즈는 이통사 지원 규모가 적어 자급제 구입과 가격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번 신규 아이폰 구매시 활용 가능한 10% 규모의 쿠폰을 발행,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는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5G망에 대해 LTE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예상 외로 호평을 얻은 것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국내 아이폰11시리즈의 개통 첫주말 판매 분위기는 갤럭시노트10 5G의 인기에는 못 미쳤다. 갤럭시노트10의 첫 날 개통량은 22만 대 수준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지원 혜택들을 앞세워 아이폰11시리즈 공세에 적극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25일 삼성전자는 5G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특별 보상프로그램을 마련,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음달 말까지 신규 5G 폰을 구매하고 사용 중인 스마트폰을 반납할 경우, 기종 별로 최대 18만 원의 추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