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0년 국내 시장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페이스북의 망사용료 협상 타결에 따라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본격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은 최근 약 2년 간 끌어왔던 망사용료 협상을 지난 24일 타결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 공급사가 통신사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에 대가를 내지 않고 통신망을 이용해 왔다.
양측은 계약 기간과 망 사용료 합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비밀 계약에 따라 어떤 내용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양측의 협상 타결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 건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 별도 입장을 내게 되면 바로 알려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 두회사는 국내 사업자가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사용료보다는 비슷하거나 적은 금액에 합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연간 망사용료로 약 800억원을 지불하며, 각 통신사업자에게 200억원 정도씩 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불하는 망 사용료에는 자회사 인스타그램의 트래픽도 포함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미지와 영상 서비스 중심으로, 해마다 트래픽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접속경로 변경 사건 이후 망 사용료 협상을 시작했으나 금액차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진전을 보이지 못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가입자의 인터넷 접속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 접속을 지연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3월 21일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두회사 간 망사용료 협상은 지난해부터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국내 통신사와 진행 중인 망 사용료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망사용료를 내기로 하면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망사용료 지급 문제도 급부상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3개 글로벌 콘텐츠제공업체(CP)의 국내 트래픽 점유율을 연간 50% 안팎으로 보고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의 안드로이드폰 동영상 앱 사용시간 점유율은 86%를 기록한 바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