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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성장 신화에 드리운 '전력 절벽'...AI 데이터센터 절반 무산 위기

전력망 미비·자재 조달 난항…2027년 계획 용량 45% 완공 불투명
아마존, 도입한 GPU 서버 창고 보관 중…엔비디아 간접 금융 리스크도 부각
단기 실적 호조 속 장기 수요 불안 고조…2027년 이후 성장 지속성 시험대 올라
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인공지능 및 컴퓨팅 기술 발전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NVIDIA GTC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앞서 스크린에 엔비디아 로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인공지능 및 컴퓨팅 기술 발전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NVIDIA GTC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앞서 스크린에 엔비디아 로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핵심 포인트]

○ 인프라 병목 현상 심화: 2027년 완공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55GW) 중 45%에 달하는 25GW가 전력망 미비 및 장비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다.

○ 빅테크 사업 차질 가시화: 전력 공급 지연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프로젝트에서 철수했고, 아마존은 도입한 GPU 서버를 창고에 보관 중이다.

○ 엔비디아의 간접 금융 위험: 엔비디아가 중소 클라우드 업체들에 제공한 자금 대여·신용 보증이 인프라 지연과 맞물려 잠재적 부실 위험으로 떠올랐다.

○ 장기 성장성 논쟁 격화: 단기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2027년 이후 수요 절벽 가능성이 제기되며 월가 내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앞길에 강력한 경고등이 켜졌다. AI 칩 수요를 뒷받침해야 할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이 극심한 전력 부족과 자재 공급난에 부딪혀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완공 지연이 가시화되면서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금융·투자 전문 매체 벤징가(Benzinga)는 24일(현지시각) 월가 주요 분석을 인용해 2027년까지 전 세계에 들어설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용량 중 최대 45%가 계획대로 완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전력망 연결 지연과 핵심 부품 부족…계획 용량 45% 무산 위기

보도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 시포트 리서치 파트너스의 제이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2027년까지 계획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55기가와트(GW)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실제 구축 가능한 규모는 30GW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계획 물량의 45%가 기한 내에 가동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도' 투자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 주가를 180달러로 잡았다. 그는 심각한 전기 기술자 부족, 가스 터빈 조달 난항, 전력망(그리드) 연결 지연을 데이터센터 증설을 가로막는 3대 장애물로 꼽았다.

발 묶인 엔비디아 칩…창고에 쌓이고 프로젝트 철수


전력망 부족 문제는 이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제 프로젝트를 흔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비디아가 투자한 영국 엔스케일(Nscale)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전격 철수했다. 2만 3,000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가 배치될 계획이었으나, 전력 공급 시점이 2030년대로 연기된 탓이다.

아마존 역시 유사한 병목에 직면했다. 엔비디아 서버를 납품받았으나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서버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칩을 구매하더라도 꽂을 전력이 없어 배치가 지연되는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소형 클라우드사 부실 우려와 엔비디아의 재무적 리스크


더 큰 뇌관은 엔비디아가 자사 칩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펼쳐온 금융 지원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소형 클라우드 업체에 직접 투자하거나 대출 및 신용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넓혀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제품 가격을 공식적으로 깎지 않는 '변형된 할인 판매'로 해석한다.

코어위브나 네비우스 그룹 등 신생 클라우드 기업들은 지속적인 칩 구매를 위해 막대한 외부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만약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으로 이들의 수익 창출이 늦어질 경우, 엔비디아는 납품 대금 회수 차질과 매출 감소, 수익성 악화라는 연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엔비디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 및 생산 능력 약정 규모는 2,790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하드웨어 구매 고객사와 맺은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도 360억 달러에 달한다. 엔비디아 자체적으로도 공시를 통해 인프라 부족에 따른 칩 구매 지연과 계약 취소 가능성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적시했다.

2027년 이후 수요 절벽 논쟁…월가 시각은 팽팽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인프라 병목 우려가 과장되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전 세계 40개 캠퍼스에서 24GW 이상의 발전 설비가 이미 공사 중이며 대다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시설의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전력 인프라가 확보된 다른 지역이나 고객으로 칩 배정이 전환될 수 있어 엔비디아의 전체 판매량에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버그 애널리스트 역시 2027년 초까지는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기록적인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이후 닥쳐올 수 있는 인프라 절벽과 수요 정체 위험이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가 AI 칩의 생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현실화되면서, 엔비디아를 둘러싼 월가의 성장성 검증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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