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AI 서비스, 정보 제공 넘어 '실제 거래' 단계로 진화
오주문 등에 따른 손실 가능성…책임 소재·투자자 보호 과제
오주문 등에 따른 손실 가능성…책임 소재·투자자 보호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AI 경쟁은 개별 서비스 도입을 넘어 플랫폼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그전에는 AI가 뉴스와 리서치 자료를 요약하거나 시황을 설명하는 기능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종목 분석과 보유자산 진단, 투자정보 탐색을 넘어 실제 거래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달 초 다올투자증권은 챗GPT와 클로드(데스크톱 버전) 등 이용자가 평소 사용하는 생성형 AI 대화창에서 잔고와 시세를 확인하고 주식 주문을 요청할 수 있는 ‘MCP 트레이딩’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예를 들면 AI에 보유종목의 수익률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뒤 특정 종목의 가격을 확인하고 매수 주문까지 이어갈 수 있다.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도 지원하며, 미체결 주문의 정정과 취소도 대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다올투자증권 외에 토스증권도 오픈API를 전체 고객으로 확대해 챗GPT·클로드 등 외부 AI를 연결할 수 있게 했고,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오픈API를 내놨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공개한 공식 AI 연결 도구(MCP)의 주문 기능을 기본적으로 꺼 두고 모의투자 환경에서 시작하도록 설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AI 기반 자산관리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AI가 투자자의 자연어 명령을 잘못 해석하거나 종목명과 주문 수량·가격 등을 잘못 제시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성형 AI는 질문의 맥락을 해석해 답변을 만들어내는 특성상 언제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지만 투자자가 직접 주문을 승인한 경우, AI가 주문 내용을 잘못 해석한 경우, 증권사 시스템이나 주문 전송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경우는 각각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 외부 AI 사업자와 증권사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구조에서는 사업자별 역할과 책임 범위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증권사들도 나름의 안전장치는 마련해둔 상태다. 일례로 다올투자증권은 주문이 미리보기 화면에서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고객이 최종 승인해야만 전송되도록 했다. 고객의 PC에서 작동하는 로컬 구동 방식을 적용해 계좌정보 보호에도 초점을 맞췄다. 입출금 등 자금이체 기능은 제공하지 않아 기존 HTS·MTS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도 책임체계 정비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AI를 업무 보조수단으로 보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이 지도록 한 '보조수단성' 등 7대 원칙을 담았다. 다만 금융회사가 적용 수준을 알아서 정하는 자율규제 성격이다. 금융위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권한 위임과 책임 분배 등을 다룰 규율체계 연구용역도 발주했으며, 중간보고는 11월, 최종보고는 12월로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AI 도입이 빨라질수록 서비스의 편의성뿐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체계도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투자자가 얼마나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하는지가 서비스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