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차·LS, 모기업 기반 따라 전략 차별화…자본력·IB·디지털 경쟁력 강화
이미지 확대보기증권업계에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그룹 계열 증권사들의 생존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업권 내 경쟁이 자본력과 기업금융(IB)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각 사의 사업 전략 차이도 갈수록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최대 90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한화투자증권의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2674억원이다.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기자본은 단순 계산으로 2조7674억원까지 늘어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에 한층 가까워지는 셈이다.
한화투자증권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본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등 자본 활용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증권은 대규모 자본확충보다는 IB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이라는 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외부 기업금융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9월 기존 IB본부를 구조화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개편하고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했다. 기업금융본부장에는 DCM 분야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이이남 전무를 영입했으며, 산하에 DCM팀과 커버리지팀을 배치했다.
기업금융본부 출범 이후 시중은행 및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 관련 거래에 참여하며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심의 영업 기반에서 벗어나 외부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IB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현대차증권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MTS·HTS·퇴직연금 등 고객 접점과 업무 시스템 전반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DCM을 기반으로 ECM·IPO·M&A 등으로 IB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S증권의 경우 자본 규모보다는 온라인 투자중개를 기반으로 AI·API 등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LS증권은 이달 1일 xingAPI와 Open API 안내 홈페이지를 통합한 'API 투자전략센터'를 열었다.
투자자가 텍스트로 매매전략을 입력하면 챗GPT와 연동된 AI 어시스턴트가 프로그램 코드를 만들어주고, Python·Java·JavaScript 등 주요 언어별 샘플 코드와 단계별 가이드도 제공한다. 모의투자와 전략스튜디오 등을 통해 디지털 투자자층을 확대하고 고객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행보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LS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3% 증가했다. 투자중개 부문도 흑자 전환했다.
다만 자본력 측면에서는 대형 증권사와 격차가 있다. LS증권의 자기자본은 9000억원 안팎으로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에 못미친다.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경우 대형 IB 딜이나 인수금융, 기업 신용공여 등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사업에서는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그룹 시너지나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특히 제조업 기반 증권사들은 계열사에 의존하기보다 외부 기업과 기관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