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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없으면 최첨단 칩도 깡통"…AI 패권, 전력망 확보에 달렸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2030년 950TWh 급증…송배전망 확충엔 10년 걸려 '발동동'
버티브·넥스트에라 등 인프라 기업 부상…전력 확보 비트코인 채굴장도 타깃
칩 중심서 전력·냉각 중심 패러다임 전환…에너지 선점이 곧 AI 산업 경쟁력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이 엔비디아의 첨단 GPU(그래픽처리장치)에서 송전선, 변전소, 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이 엔비디아의 첨단 GPU(그래픽처리장치)에서 송전선, 변전소, 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의 무게중심이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송전선, 변전소, 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무리 최첨단 연산 칩을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도 이를 가동할 전력을 적시에 공급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력망 접근성과 냉각 인프라가 GPU 수급을 뛰어넘는 핵심 병목 현상으로 부상했다.

데이터센터 1~2년 만에 짓는데…전력망 구축엔 '10년'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페이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을 인용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약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고밀도 컴퓨팅을 필요로 하는 AI 전용 시설의 증가 속도는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전력 수요의 급증 속도와 인프라 확충 간의 구조적 시차다. 데이터센터 건물은 통상 1~2년이면 완공되지만, 대규모 송배전망 신설과 변전소 증설, 발전소 준공에는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최신 GPU를 확보하더라도 고전압 전력망 접속권을 즉각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점이 빅테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전력망을 보유한 텍사스주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계통 연계 신청 용량이 700기가와트(GW)를 넘어섰다. 실제 착공 계획 없이 전력망 용량부터 선점하려는 이른바 '유령 수요'가 급증하자 규제 당국은 접속 심사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허수 신청으로 인한 전력망 투자 왜곡과 실수요 AI 시설의 송전 지연 문제가 심화된 결과다.

몸값 치솟는 인프라 기업…비트코인 채굴장도 '러브콜'


이 같은 병목 현상은 AI 밸류체인의 투자 지형까지 뒤바꾸고 있다. 전력 변환, 열 관리, 독립형 발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유틸리티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솔루션 업체 버티브(Vertiv)가 마이크로그리드 전문 기업 유틸리티 이노베이션 그룹을 최대 26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력망 연결 지연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 자가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분산형 전원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전력망 접속권을 이미 확보해 둔 비트코인 채굴장 역시 AI 기업들의 표적이 됐다. 채굴 업계가 기존 전력망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로 사업을 전환하거나 보유한 전력 용량을 AI 기업에 매각하며 막대한 프리미엄을 챙기는 흐름이다.

간헐성 재생에너지 한계…원전·천연가스 등 기저부하 쟁탈전


24시간 무중단 가동이 필수적인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태양광·풍력 등 간헐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원자력, 대용량 ESS 등 기저부하 전원의 가치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누가 더 빠른 칩을 만드느냐'의 기술전을 넘어 '누가 더 안정적인 전력을 선점하느냐'의 에너지 확보전으로 전환됐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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