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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마이크론 30% 급락… 메모리 반도체 기이한 약세장 진입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20% 폭락… 한 달 새 시총 3조 3,000억 달러 증발
AI 특수로 마진율 85% 폭증에도 시장은 '피크아웃' 공포감 확산
"지속 가능성 의문"…기록적 실적 뒤에 숨은 반도체 잔혹사 왜?
마이크론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론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주가 측면에서는 경기 침체를 뜻하는 약세장에 진입하는 이례적인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52주 최고가인 1,255달러에서 약 3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매도세로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으며, 이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의 행보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반도체 업계 전체가 한파를 맞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관련 주식은 불과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약 3조 3,000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메모리 부문의 타격이 컸는데, 마이크론은 물론 한국의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주가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메모리 기업들의 근본적인 사업 전망과 실적 지표가 그 어느 때보다 견조하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론의 3분기(5월 28일 마감) 매출은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415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부문 매출만 253억 달러로, 전년 동기(약 49억 달러) 대비 급증했다. 비GAAP(조정) 기준 총마진율은 84.9%로 전년 동기(39%) 대비 대폭 상승했으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 조정 잉여현금흐름은 사상 최고치인 183억 달러를 달성했다.

경영진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마이크론은 4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약 21% 증가한 500억 달러에 달하고, 총이익률은 86%에 육박하며 조정 주당순이익은 약 31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배경에는 순환 주기(사이클)의 정점, 즉 '피크아웃'에 대한 시장의 강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치 자체보다 현재의 이례적인 고수익률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메모리 산업은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하며, 기록적인 마진은 늘 경쟁업체들의 설비 증설과 공급 과잉, 이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관론은 기업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도 반영되어 있다. 주당 약 885달러 선에 거래되는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 수준이며, 회사가 제시한 4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PER은 약 7배에 불과하다. 이처럼 극도로 낮은 PER은 시장이 현재의 실적 유지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시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린다. AI 수요가 지속적인 공급 부족을 유발해 메모리 가격이 2027년까지 고점을 유지할 경우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비관론에 따른 저평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이번 분기가 실제로 사이클의 정점이라면 현재의 기록적인 실적은 시장의 함정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실적 지표 어디에서도 경기 둔화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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