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알화 달러당 184만 기록...수입차 가격 인접국 5배-식료품·의약품 공급 중단
미국 해상 봉쇄-인프라 폭격 치명타…기술 기업 줄도산에 최저임금 월 92달러
상인들은 판매 거부-시민들은 살기 위해 물건 사재기...최고 지도자 향한 분노 커져
미국 해상 봉쇄-인프라 폭격 치명타…기술 기업 줄도산에 최저임금 월 92달러
상인들은 판매 거부-시민들은 살기 위해 물건 사재기...최고 지도자 향한 분노 커져
이미지 확대보기‘토요일의 공포’… 자고 나면 치솟는 물가에 거래 중단
2일(현지시각) 알자지라에 따르면 한 주의 시작인 토요일, 테헤란 시민들은 매주 ‘가격 쇼크’로 일과를 시작한다. 식료품과 의약품은 물론 가전제품과 자동차까지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지난주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폭등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화폐 가치의 폭락이다. 테헤란 외환시장에서 이란 리알화는 달러당 184만 리알이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면서 상인들은 물건 판매를 거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내일은 더 비싸질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실제로 테헤란 시내 일부 매장에서 애플의 ‘아이폰 17 프로 맥스’는 미국 판매가의 두 배가 넘는 약 50억 리알(2,7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의 국민차로 불리는 ‘푸조 206’은 300억 리알(1만 6,50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수입차는 인접국인 아랍에미리트(UAE) 가격의 5배를 줘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 관리 부실과 전면적 통신 차단이 부른 인재
이런 경제 파탄은 기반 시설 폭격과 미국의 해상 봉쇄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이란 당국의 실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이란 당국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64일째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는 기술 기업을 포함한 민간 경제 활동에 치명타를 입혔다.
국영 방송은 연일 “탐욕스러운 판매업자들이 가짜 가격을 퍼뜨려 심리적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화살을 상인들에게 돌리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익명을 요구한 테헤란 주민은 “최저임금(월 약 92달러)과 보조금을 다 합쳐도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가진 돈을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무엇이든 물건으로 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진보의 정점 향하는 중”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
국가 전체가 실업 대란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발언은 분노를 키우고 있다. 부친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권좌에 오른 그는 금요일 성명을 통해 “이란이 군사적 역량을 세계에 입증했다”며 “이제는 경제적, 문화적 경쟁에서도 적들을 패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에 근로자 해고 자제를 당부하며 이란이 현재 “진보와 발전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테헤란의 IT 기업부터 이스파한의 철강 공장까지 주요 기업들이 줄도산과 대규모 해고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의 이러한 ‘낙관론’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경제적 산소호흡기마저 끊겨가는 이란이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막아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