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은 주요 2차전지 종목들의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주도주와 비주도주 간 온도차를 뚜렷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분기 컨센서스 매출액 7023억 원, 영업이익 133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영업이익 2963억 원으로, 1분기(37억 원)보다 8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527억 원의 영업손실이 전망되며, 전분기보다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은 매출 7439억 원, 영업손실 92억 원으로 소폭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적자 컨센서스는 1102억 원으로, 이는 4월 초 예상치(449억 원 적자)보다 653억 원 악화된 수치다.
ETF 자금 흐름에서도 이 같은 실적 온도차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며 수급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퓨처엠과 삼성SDI는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IRA 수혜, 북미 공급망 구축 등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며 ETF 편입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시장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전략, 수출 기반, 정책 수혜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대표 5개 종목을 중심으로 한 선별 흐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분야 선도 기업으로, 테슬라와 삼성SDI에 납품 중이다. IRA 수혜와 국내 증설 효과로 실적 반등 기대가 크다.
엘앤에프는 테슬라향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로, 고용량 코어소재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테슬라 밸류체인 내 최선호 종목”으로 엘앤에프를 꼽았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며 수직계열화 강점을 갖췄다. GM, 포드 등 북미 완성차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도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최대 셀 제조사로, 테슬라·GM 등과의 합작법인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다만 IRA 적용 방식과 미국 내 설비 가동 지연은 단기 변수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원통형 배터리(P5) 중심 전략으로 유럽·북미 고객사를 공략 중이다. BMW·스텔란티스 등과의 협업이 지속되며 안정성이 평가받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 Top10' ETF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 ETF 등 대표 2차전지 ETF에서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의 편입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셀 제조주는 수익률 둔화와 자금 유출이 동반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이용욱 연구원은 "2차전지는 더 이상 '모두가 오르는 산업'이 아니다"라며"글로벌 수요, IRA 조건 충족, 수익성 확보력, 적정 밸류에이션 등 선별 기준을 만족하는 종목에만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 내에서도 '테마형 투자'보다는 실적 기반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테슬라의 중장기 전기차 판매 가시성은 여전히 전통차 업체를 앞선다"며 "테슬라향 매출이 높은 엘앤에프 등 밸류체인 핵심 종목은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