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SEC 소송 종결 후 200억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정조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기업 리플(Ripple)을 상대로 제기한 오랜 소송을 공식적으로 종결하며, 리플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SEC는 지난 3월, 리플과의 6년간에 걸친 법적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최종 항소를 취하했다.
4일(현지시각) 36크립토 등 암호화폐 전문매체에 따르면 최근 리플의 유튜브 채널 '크립토 인 원 미닛(Crypto in One Minute)' 영상에서 최고법무책임자인 스튜어트 앨더로티(Stuart Alderoty)는 SEC의 이번 결정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명확한 규제 지침을 제공하는 데 있어 SEC 스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앨더로티는 규제 당국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기업을 기소하기 전에 명확한 기준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SEC의 항소 철회를 초기 소송의 법적 근거가 취약했음을 SEC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길었던 법적 공방을 마무리한 리플은 이제 미국 의회와 협력하여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클 인수 추진, 200억 달러 규모 스테이블코인 시장 '지각 변동' 예고

36크립토에 따르면 리플은 이미 대담하고 전략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USD 코인(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 인수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당초 제안 금액인 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 이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플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확보하게 된다. 최근 미국 증시 IPO를 신청한 서클은 현재 리플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리플은 기관 대상 디지털 자산 중개 플랫폼인 히든 로드(Hidden Road)를 12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플은 전통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개 및 결제 역량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리플은 국제 파트너십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SBI 레밋(SBI Remit)과 협력하여 더욱 빠르고 저렴한 국경 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리플은 자사의 암호화폐인 XRP를 브릿징 자산으로 활용함으로써 외환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고,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사전 자금 조달 요건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암호화폐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내 XRP ETF 승인 가능성은 78%로, 이전 평가 당시의 65%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SEC가 XRP 현물 ETF 관련하여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은, SEC가 비공개적으로 리플 팀과 협력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XRP는 현재 2.19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4시간 만에 1.47%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1천만 개에서 1억 개에 달하는 대규모 XRP 토큰이 고래 투자자들의 지갑에서 매수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장의 신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EC와의 오랜 소송이 종결되고 대규모 인수라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리플은 디지털 자산 부문의 선두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플의 이번 소송 승리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리플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