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레저 히든 로드 인프라에 통합

블록체인 기반 결제 기업 리플(Ripple)이 최근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 인수한 프라임 브로커리지 회사 히든 로드(Hidden Road)의 거래 후 처리 시스템 전반에 리플의 고유 블록체인인 XRP 원장(XRPL)을 핵심 기반 기술로 통합할 계획을 발표해 금융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타임스타블로이드에 따르면 캐시 크래독 리플 영국 및 유럽 사업부 상무이사는 이번 통합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 거래 후 처리 과정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속도, 투명성, 비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리플의 광범위한 전략의 중요한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리플이 발행 예정인 스테이블코인 RLUSD가 히든 로드 인프라 내 담보 자산으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TradFi) 간의 상호 운용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간 3조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는 히든 로드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높은 수수료와 지연된 결제 처리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리플은 XRP 원장의 통합을 통해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정면으로 해결하고,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워크플로우를 블록체인 기반의 빠르고 안전한 프로세스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뛰어난 확장성과 낮은 거래 비용을 자랑하는 XRP 원장은 히든 로드의 거래 후 정산, 데이터 조정, 청산 작업 등을 위한 핵심 기술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리플 측은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관 투자자 중심의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에서 XRP 원장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래독 이사는 히든 로드 인수를 통해 단순한 인프라 개편뿐만 아니라, 헤지펀드부터 자기자본거래 회사에 이르기까지 300곳이 넘는 다양한 기관 고객들이 리플 생태계에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기관 고객들은 리플이 제공하는 수탁, 결제, 유동성 관리 등 첨단 금융 도구들을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독 이사에 따르면, 이러한 대규모 기관 고객 기반은 리플이 금융 기관들의 엄격한 운영 및 규제 준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강력한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리플이 앞으로도 전문 금융 분야에서 디지털 자산의 광범위한 채택을 촉진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금융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 이후, XRP 토큰 자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XRP 원장이 거래 후 결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그리고 RLUSD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활용이 XRP의 수요와 유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 크립토 에리(Crypto Eri)는 XRP 원장이 결제 및 담보 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교차 자산 거래에서 XRP가 브리지 통화로 직접 사용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XRP 자체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인공지능(AI) 기반 시장 분석 모델은 리플이 XRP를 중개 자산으로 활용해 히든 로드의 막대한 거래량을 XRP 원장을 통해 처리할 경우, XRP 가격이 상당한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모델은 이러한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XRP 가격이 최대 28.5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여전히 가설에 불과하며, 실제 광범위한 도입과 지속적인 온체인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히든 로드의 거래 후 처리 시스템을 혁신하려는 리플의 야심찬 계획은 기관 대상 블록체인 솔루션 분야의 선두 주자로 도약하려는 리플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중요한 행보로 평가된다. 비록 통합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XRP 원장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의 핵심 기반 기술로 채택되었다는 사실은 전통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리플의 기술 통합 과정과 시장의 반응에 따라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