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들어 이날까지 62.25% 올라 64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8조2324억원에서 29조5821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39.53%), LIG넥스원(27.59%), 한화시스템(24.80%), 한국항공우주(22.14%) 등 방산주 관련 종목은 일제히 크게 상승했다.
폴란드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방산기업들이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거두면서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방산주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유럽의 방위비 지출 확대와 강달러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주가는 실적 개선과 수출 모멘텀(상승 동력)에 힘입어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국내 방산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많이 올라온 상황이지만, 최근 유럽의 방위비 지출 확대 영향으로 유럽 방산기업들도 밸류에이션이 큰 폭 상승했다"며 "국내 방산기업들도 유럽 방위비 지출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만큼 글로벌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박기훈·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주도하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유럽이 배제되면서 유럽이 추후 방위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가성비 좋은 한국산 무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 2기 정부가 이끄는 미국이 언제든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조시킬 수 있는 점도 방산업의 중장기 성장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호실적을 거둬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에 한몫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222% 급증한 4조8311억원과 892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408억원과 1617억원으로 45.7%, 131.7% 늘었다. 이들 모두 폴란드 수출 비중이 높은데 마진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들의 실적이 좋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한국에서 생산하던 K9·K2의 GF(Gap Filler·갭필러) 물량이 그대로 폴란드로 나가다 보니 반복 생산을 통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했다"며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생산 효율성이 올라가면서 납품을 더 빨리 많이 하면서 마진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폴란드로의 수출 마진이 대략 25~30% 범위로 형성돼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 실적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수출 마진이 각각 37%와 41%로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유럽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뮌헨안보회의(MSC)에 이어 우크라이나 관련 긴급 안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서 '유럽 패싱'에 나서자 자체적으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국방 예산을 재정 수칙에서 제외하는 방침도 검토하고 있다.
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방산주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이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계엄 발령 전날 종가(1401.7원) 대비 3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정동호 연구원은 "최근 실적에선 환율 효과도 꽤 컸는데, 이를 제외하고 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마진은 33~34%, 현대로템도 적어도 36~37%까지는 유지할 전망"이라며 "반복 생산에 대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고 매출은 달러 베이스로 계속 환율 수혜를 보는 반면, 원가에서는 내재화율이 높아 (원화가) 고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반기로 넘어간다고 해서 달라질 요인이 아닌 만큼 환효과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