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1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5대그룹 중 롯데그룹은 상대적으로 발동이 늦게 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는 올해 163.46포인트(7.3%) 오르며 2400선에 바짝 다가섰다.
환율과 금리 등 주변 여건이 안정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기준 국내 5대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계열사의 보통주 시가총액 또한 지난해보다 7.29%(70조원) 증가한 1028조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1000조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그룹별로 살펴보면 3강 1중 1약의 모양새를 보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은 8%가 넘는 성장을 보이며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고, 국내 시총 1위 삼성그룹도 6.76%(35조원) 증가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문제는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올해 그룹 시가총액은 2.44% 증가에 그치며 상승장에서 소외됐다.
롯데그룹이 다소 주춤한 이유는 그룹 시가총액 1위인 롯데케미칼 주가가 1.96%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반응도 냉랭하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롯데케미칼에 대해 "예상보다 중국의 방역정책 전환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있으나 2023년 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추가 하향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 목표주가는 19만5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은 777억원 손실로 컨센서스(-890억원)와 유사할 전망”이라며 “3분기 연속 적자는 화학업황 부진 지속 및 원재료 추가 약세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롯데그룹을 제외한 다른 그룹들은 해당 계열사 중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우선 반도체 관련주의 반등으로 삼성과 SK그룹 대장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올해 9.69% 상승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SK그룹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13.94% 급등세를 나타냈다.
LG그룹의 경우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연말 부진을 털고 올해 10.33% 상승한 가운데 5대그룹 중 유일하게 전 계열사가 고르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9.9%)와 기아(+8.21%), 현대모비스(+6.70%) 등 자동차 3인방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다만 현대로템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